김태석 의장 “미증유의 위기, 기존의 관습․관행 벗어난 혁신과 세심한 배려 필요”

김태석 의장. ⓒ제주의소리
김태석 의장.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가 원희룡 도정의 코로나19 ‘재난긴급생활지원금’ 준비 과정에서 의회가 배제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미증유의 위기’로 규정, 정책당국에 “기존의 관습과 관행, 선입견에서 벗어난 새로운 혁신과 보다 세심한 배려”를 당부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20일 오후 2시 제381회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눈에도 보이지 않는 작은 존재가 오랜 시간 자리잡아온 우리의 생활과 체계를 크게 흔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장은 “벗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사라진 대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이 사라진 대신 대기오염은 줄어 파란 하늘을 얻었다. 소비 감소로 소득이 줄었지만 서구 복지선진국에서나 가능했던 기본소득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며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에 대해 깊은 묵상을 통해 새로운 해답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가 코로나19 위기대책으로 제시한 ‘재난긴급생활지원금’ 준비과정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제주도는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1인가구 20만원 △2인가구 30만원 △3인가구 40만원 △4인가구 50만원의 긴급생활지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따른 1차 지급 예산 550억원은 재난관리기금과 재해구호기금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지급대상은 제주도내 29만 가구 중 17만 가구로, 공무원과 교직원, 공기업, 출자출연기관 및 은행법 등에 따른 금융기관 등 일정한 소득이 유지되는 급여소득 가구와 기초생활보장 수급 등 공공급여를 받고 있는 가구는 지원에서 배제된다.

제주도는 20일 오전 9시부터 ‘행복드림포털(http://happydream.jeju.go.kr)’을 통해 접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저를 비롯해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재난기본소득 도입 필요성을 말한바 있고, 이를 위한 코로나19 추경을 제안하며 이번 임시회 전 원포인트 임시회를 개최하자고 한 바 있다”며 “제안자인 의회와 사전협의와 토론도 없이 급하게 재난긴급생활지원금 지원계획을 발표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회는 도민의 대의기관이다. 제주도정의 정책에 대해 도민의 뜻을 전달하고 함께 의논해야 할 정책 파트너”라며 “이러한 정책 설계 과정에 도민을 대변하는 의회와 함께 했더라면 힘을 보탤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550억원이라는 긴급생활지원금 규모가 부족하다고도 지적했다.

김 의장은 “550억원을 긴급생활지원금을 지급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지만, 사실상 도민들의 삶을 지탱하기에는 역부족인 규모”라며 “행정안전부 시행령 개정으로 기금의 활용금액과 범위를 지방자치단체장이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 만큼 의회의 의결절차 업시도 상당한 재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보다 선제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김 의장은 특히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면서 “미증유의 위기인 만큼 기존의 관심과 관행, 선입견에서 벗어난 새로운 혁신과 보다 세심한 배려를 기대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김 의장은 초․중․고교 온라인 개학과 관련해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노트북을 지원한 농협 제주본부,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없는 학생들에게 인터넷을 무료로 설치해준 KCTV제주방송에 대해 “어렵게 온라인 개학을 준비한 많은 교사들과 교육가족들에게 큰 힘이 됐다. 연대와 협력의 피가 흐르는 제주의 수눌음 정신의 발현”이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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