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23일 제19호 태풍 솔릭 내습으로 산간에 쏟아진 물이 제주시 오등동 한천 제1저류지에 몰리면서 만수위를 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18년 8월23일 제19호 태풍 솔릭 내습으로 산간에 쏟아진 물이 제주시 오등동 한천 제1저류지에 몰리면서 만수위를 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예상보다 많은 비를 뿌리면서 제주시가 도심지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 저류지 수문을 서둘러 개방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제주시는 2일 오후 4시35분 한천 1,2저류지와 병문천 2,5저류지에 설치된 유입 수문을 모두 개방하고 산간에서 해안으로 내려가는 빗물을 저류지에 가두고 있다.

오후 5시 현재 강수량은 한라산 윗세오름 435.5mm로 당초 내일(3일) 오전까지 전망한 예상강수량을 이미 넘어섰다. 사제비에도 400mm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윗세오름은 오후 4시57분을 기점으로 시간당 129.0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영실에서도 오후 4시47분 기준 시간당 123.5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한천의 경우 한라산 탐라계곡을 시작으로 제주시 이도2동과 연동 사이를 가로질러 원도심을 거쳐 용연포구로 이어진다. 하류지역은 복개구간이 있어 범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 2007년 태풍 나리 내습 당시 하천이 범람하면서 4명이 숨지고 차량 200여대가 폭우에 떠밀리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주택 수십여 채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2018년 8월23일 제19호 태풍 솔릭 내습으로 산간에 쏟아진 물이 제주시 오등동 한천 제1저류지에 몰리면서 만수위를 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18년 8월23일 제19호 태풍 솔릭 내습으로 산간에 쏟아진 물이 제주시 오등동 한천 제1저류지에 몰리면서 만수위를 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도는 도심지 하천에서 범람 피해가 발생하자, 942억원을 투입해 한천과 병문천, 산지천, 독사천, 화북천 등 5개 하천 상류에 저류지 17곳을 조성했다.

제주시는 2010년 72만9228t 규모의 물을 한꺼번에 가둘 수 있는 한천 제1, 2저류지를 건설하고 2018년 추가로 저류지의 용량을 총 90만t으로 늘렸다. 

빗물이 하천에 모여 모두 하류로 이동할 경우 바다로 흘러가지만 저류지에 모아두면 하천 범람 예방과 함께 지하수를 함량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저류지 완공 5개월 만인 2016년 10월5일 태풍 차바가 내습했다. 당시 한라산에는 시간당 171.5mm의 폭우가 내렸다. 윗세오름에는 이틀사이 624.5mm의 비가 쏟아졌다.

제주시는 한천 저류지 수문을 개방해 물을 가뒀지만 범람을 막지는 못했다. 저류지를 가로지른 물은 1시간 만에 8km 떨어진 용담동 한천 하류를 덮쳐 차량 30여대를 쓸었다.

제주시 관계자는 “산간에 비가 많이 내려 저류지 수문을 열었다. 도심지 하천 수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서부해안 지역은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적다”며 “태풍이 북상하면서 예상강수량이 다시 조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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