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 추모행진 "추석 전 분류인력 투입해야"

8일 오전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에 따른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제주지부.ⓒ제주의소리
8일 오전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에 따른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제주지부.ⓒ제주의소리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업무강도와 과로로 사망자까지 발생한 택배노동자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집단 행동에 돌입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제주지부는 8일 오전 11시40분 제주도청 앞에서 "정부와 택배사가 결단하지 않으면 죽음의 분류작업을 거부하고 살기 위한 배송에 돌입한다"며 기자회견과 함께 택배 차량 추모행진을 벌였다. 

이날 추모행진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올해에만 전국의 택배노동자 중 7명이 과로로 사망한데 따른 반발이다.

노조는 추석 대목 이전에 분류작업 인력을 추가 투입하는 등 구체적인 대안책을 제시했다. 택배노동자들은 장시간 소요되는 분류작업으로 인해 늘어난 노동 시간이 과로의 근본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16일까지 아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21일부터 분류작업을 거부하는 등의 집단 행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의 택배노동자를 대상으로 총투표를 실시해 투쟁 방향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8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 줄 지은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제주지부 노동자 차량. ⓒ제주의소리
8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 줄 지은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제주지부 노동자 차량. ⓒ제주의소리

노조는 "지난 8월에 진행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실태조사에서 조사에 응한 노동자 80%가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택배노동자 과로사에 대해 '나도 겪을 수 있는 일이므로 많이 두렵다'고 답했다. 코로나의 재확산과 추석연휴로 쏟아지는 물량 앞에서 전국의 택배노동자는 자신의 목숨을 걱정하며 배달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우선 공공기관인 우체국 택배부터 분류작업 인력을 시급히 투입하고, 민간택배사에 분류작업 인력투입을 강력히 권고해야 한다. 정부와 택배사, 대책위가 함께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논의할 수 있는 협의기구를 시급히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택배사는 코로나로 인해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지금, 분류작업 인력투입을 결단해야 한다"며 "택배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정부·택배사의 결단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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