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도민회의, “도가 끝까지 거부하면 의회 차원 도민의견 수렴 절차 실시해야” 요구

국토교통부와 제주도, 제주도의회가 제주공항 활용방안 토론과 도민의견 수렴 방안을 두고 3자 합의를 마친 것과 관련,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도민의견 수렴에 대한 구체적 일정이 없다며 늦어도 추석 이전에 도민의견 수렴 일정을 확정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현 제주공항 확장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도출해낼 수 있는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검증을 의뢰하는 절차가 거부된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했다.

비상도민회의는 16일 오후 3시 민주노총 제주본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민의견 수렴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과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토론회 진행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6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주의소리
16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주의소리

이는 제주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특별위원회와 국토교통부, 제주도가 지난 14일 만남을 갖고 3자 합의를 가진데 따른 대응이다.

이 자리에서 합의된 내용은 총 4가지로, △도민에게 최대한 정보를 제공해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할 것 △도민의견 수렴 없이 제2공항을 강행하지 않을 것 △공개 끝장 토론회는 ADPi 보고서와 관련된 내용만 토론할 것 △끝장 토론이 마무리된 후 제주도와 특위는 여론조사 등 도민여론 수렴 방안에 대해 협의해 진행할 것 등이다.

이와 관련 비상도민회의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도민의견 수렴 일정을 확정하고 구체적인 비용과 방안 등을 확정하는 것"이라며 "토론회를 10월 중순경에 개최하겠다면 도민의견 수렴을 진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합의가 추석 전에는 나와야 한다"고 압박했다.

특히 비상도민회의는 "갈등 피해 당사자인 피해주민과 비상도민회와의 협의 없이 3자 합의를 진행한 점은 유감이 아닐 수 없지만, 도민의견 수렴을 진행한다는 합의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며 "국토부와 제주도는 제2공항특위와 적극 협력해 도민의견을 충실히 수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의회 특위는 제주도에 도민의견 수렴 절차에 대한 협조요청의 내용을 명확히 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우성 결정해야 한다. 만약 제주도가 끝까지 거부한다면 특위는 의회 차원에서 도민의견 수렴 절차를 실시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16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주의소리
16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주의소리

그러면서 도민의견을 묻기 위한 구체적인 실무협의에 적극 참여할 것을 약속했다.

국토부가 국민투표 방안은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선택할 수 있는 도민의견 수렴 방안은 '공론조사'와 '심층 여론조사' 등 2가지 안으로 압축된다. 비상도민회의는 코로나19 시국을 감안한 방법이 도출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와 별개로 비상도민회의는 ADPi, 또는 공신력을 지닌 제3의 기관에 현 공항 활용방안을 검증하는 방안이 사실상 무산된 데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했다.

ADPi보고서는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용역과 관련, 현 제주공항 시설 개선을 통해 4000만명 이상 관광객 수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ADPi는 현재 제주공항에서도 이같은 여객 수요 처리가 가능하려면 19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제시한 상태다. 국토부와 제주도 역시 ADPi 보고서 대로 시설개선을 하려면 19가지 전제조건이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시간·예산 소요를 이유로 들며 재검증 방안은 거부하고 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미 ADPi는 제주공항 활용방안에 대한 기본적인 연구를 마치고 데이터를 축적해놓은 상태다. 추가적인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상황에서 의지만 있다면 2~3개월이면 충분했을 일"이라면서도 "검증이 더 공신력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도민의견 수렴 절차를 무한정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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