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고영권 정무부지사 불러 ‘제2공항 정상추진’ 회견 관련 “의회와의 합의 파기” 질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제주도가 10일 ‘제2공항 정상 추진’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전달한 것과 관련해 “강정의 아픔이 여전한데, 제주도가 오히려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원희룡 지사를 향해서는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언제부터 국토부장관 말 한마디에 그렇게 쩔쩔 맸느냐”며 “정치를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독설을 날렸다.

좌남수 의장은 11일 오후 2시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불러 전날(10일) 원희룡 지사의 ‘제2공항 정상 추진’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과 관련해 “갑자기 기자회견을 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제주도에서는 양제윤 정책기획관이 배석했다.

 

좌남수 의장이 11일 오후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의장실로 불러 전날(10일) 원희룡 지사의 ‘제2공항 정상 추진’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과 관련해 “강정의 아픔이 여전한데, 제주도가 오히려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제주의소리
좌남수 의장이 11일 오후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의장실로 불러 전날(10일) 원희룡 지사의 ‘제2공항 정상 추진’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과 관련해 “강정의 아픔이 여전한데, 제주도가 오히려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제주의소리

전날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과 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은 찬·반의 숫자보다 그 내용이 중요하다”며 “제주의 미래와 다음세대의 미래를 위해 엄숙한 책임감을 가지고 제2공항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좌남수 의장은 “도민 여론조사 이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말자는 도의회와의 합의를 파기한 것”이라며 “독선, 독재적 도지사가 아니라면 도민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설득하는 것이 먼저다. 어제 기자회견은 도의회와 도민을 무시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고영권 정무부지사는 “국토부에서 3월10일까지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결과와 제2공항 사업추진 추진 필요성에 대한 제주도의 입장을 요구했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며 “기자회견을 한 것이 의회와의 (갈등유발 행위 금지) 합의를 파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좌남수 의장은 “도민사회에서는 좌남수가 의장 되니까 도정과 각을 안 세운다고 욕하는 도민들도 있다. 그래도 정치권이 맨날 싸움박질하면 도민들이 피곤하니까 조금이라도 양보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의회와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기자회견을 해버렸다. 말로는 도민, 도의회를 존중한다고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발끈했다.

특히 성산읍 표본 여론조사를 근거로 ‘주민수용성’ 문제가 해결됐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 “당초 의회에서는 성산읍 조사를 빼야 한다고 했다. 제2공항 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갈등을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성산읍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차원에서 합의를 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좌남수 의장이 11일 오후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의장실로 불러 전날(10일) 원희룡 지사의 ‘제2공항 정상 추진’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과 관련해 “강정의 아픔이 여전한데, 제주도가 오히려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제주의소리
좌남수 의장이 11일 오후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의장실로 불러 전날(10일) 원희룡 지사의 ‘제2공항 정상 추진’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과 관련해 “강정의 아픔이 여전한데, 제주도가 오히려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제주의소리

도민의 대의기관 수장으로서 좌남수 의장의 분노는 결국 집행부의 수장 원희룡 지사를 향했다.

좌남수 의장은 “언제부터 도지사가 국토부장관 말 한마디에 쩔쩔 맸나. 10일까지 의견 제출하라고 했다고 변명하는데,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며 “그러면서 대통령 하겠다고 나서나. 도민들을 뭘로 보는 것이냐”라고 질타했다.

이어 “원 지사의 행보를 보면 도의회와 합의를 한 게 3개월 전이다. 지난달 29일 ‘이제는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 도민화합을 위해 노력하자’고 말한 지 열흘 밖에 안됐다.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왔다 갔다 해도 되는 것이냐”라며 “국민들, 도민들이 이를 다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국민들, 도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그러면서 “앞으로 도민사회가 갈등으로 치닫게 되면서 발생할 문제들은 전적으로 원희룡 지사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영권 정무부지사는 “지사께서도 갈등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발생할 문제에 대해 회피할 생각도 없다”며 “도정에서도 갈등해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지적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좌남수 의장은 “의장을 떠나 인생선배로서 말하는데, 제발 도민들을 우습게보지 말라. ‘나’를 중심에 놓지 말고, ‘도민’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시라고 (원희룡 지사에게) 잘 전달하라”고 충고하면서 17분여간의 ‘훈계’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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