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의 중심, 제주의 관문 ‘용담 도시재생’] ③ 마을 육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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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한로 모습. ⓒ제주의소리

복개한 한천에서 탑동으로 이어지는 용한로는 800미터를 조금 넘는 도로다. 1992년 공사에 착수해 현재 모습을 갖췄는데, 4차선 널찍한 도로 양 옆으로 높은 옹벽이 쌓였고 그 위로는 보행자를 위한 인도가 자리 잡고 있다.

차량에 탑승한 운전자 입장에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두 발로 옹벽 위쪽을 다녀보면 용한로가 도로 양쪽 마을의 이동을 크게 저해한다는 사실을 단번에 체감할 수 있다. 용한로 한쪽은 부러리마을, 반대쪽은 용담중앙공원과 동한두기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부러리마을에서 반대쪽으로 가려면 200미터 가량 떨어진 양 끝 횡단보도를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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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기 마을 방향에서 바라본 용한로 건너편 모습(왼쪽), 부러리 마을 방향에서 바라본 건너편 모습. ⓒ제주의소리

1960년대 한천 일대를 촬영한 사진을 보면 마을 양쪽을 비교적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용담동 출신 양석훈 용담1동장은 “어린 시절 지금의 용한로 자리를 원활하게 오가며 서초등학교(옛 제주서국민학교)를 다녔다”고 기억한다.

물론 용한로 문제를 이해하려면 여러 요소를 감안해야 한다. 도시 기능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했고, 용담중앙공원은 상당부분 면적이 방치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자연스레 뜸해졌다. 그럼에도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유지돼 온 널찍한 도로와 거대한 옹벽은 마을 사람들의 ‘불편한 이동’을 당연하게 여기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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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용연 위 한천 모습. 제공=제주시.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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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복개 공사중인 한천 모습. 제공=제주시. ⓒ제주의소리

부러리마을에서 10년 가량 세탁소를 운영해온 홍모씨는 “주변 사례를 살펴보면 이 동네 사는 사람들이 건너편으로 넘어가는 경우는 나이든 분들이 운동하러 가는 경우를 빼면 거의 없는 것 같다. 관광객 정도가 눈에 띈다”면서 “나 역시 1년에 한 번 정도 넘어가볼까 싶다. 마땅히 갈 일도 없다”고 밝혔다.

용담1동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안에 용한로 옹벽을 잇는 육교 건설이 등장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상황이다.

오랜 시간 단절된 공동체 문화를 복구할 첫 걸음이며, 복합 생태문화형 공원시설로 탈바꿈을 예고한 용담중앙공원에 대한 주민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용한 아이디어인 동시에, ‘문화 마을’을 추구하는 부러리마을 재생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단초가 바로 육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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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한로 옹벽을 잇는 육교 예상도. 제공=용담1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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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교 건설 예상 모습(주황색). ⓒ제주의소리

앞으로 이곳에 육교가 생기면 부러리마을과 한두기마을 주민들은 보다 편리하게 양쪽을 오갈 수 있다. 용담1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는 폭넓은 의견 수렴을 통해 현장 목소리를 청취한 결과, 단절된 마을길을 잇는 방안에 주민들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는 입장이다. 자전거를 타고 건널 수 있도록 충분한 폭으로 육교를 조성해달라는 요청 역시 주민협의체 회의를 통해 나왔다.

센터는 “도로로 인해 단절된 마을을 잇고, 마을·공원을 다시 연결하는 주민 공감형 재생사업의 상징적인 마중물 사업으로 조성하겠다”면서 “현재 도로로 인해 단절된 구간은 사고율이 높고 4m 이상의 옹벽으로 위압감이 형성돼 있는 구간이다. 경관적 상징성, 주민 편의 제공, 사고율 저감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취지를 전했다.

용한로 육교는 야간경관조명과 전망대를 갖추면서 지역의 새로운 볼거리, 경관 명소로 기대되고 있다. 용한로 육교와 함께 추진되는 한두기마을 육교 역시 경관 명소로서의 가치가 반영된 사업이다. 

바다와 맞닿은 병문천 마지막 구간은 콘크리트로 정비한 상태인데, 가장 끝 부분에 육교를 설치해 콘크리트로 밋밋한 주변을 새롭게 단장한다. 횟집, 유명 음식점, 탑동 같은 주변 관광 요소들과 맞물려 좋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두기마을 육교 건설 예상 구간(주황색). ⓒ제주의소리
한두기마을 육교 건설 예상 모습(주황색). ⓒ제주의소리
육교에서 바라볼 풍광. ⓒ제주의소리
육교에서 바라볼 풍광.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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