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제주-서울 고속철, 새정부 들어선 후 공론화...장기 과제 분류"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선거 후보의 발언으로 촉발된 '제주 해저터널 건설 사업' 공약을 제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도민사회의 충분한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장기과제로 분류하겠다는 결정이다.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8일 [제주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제주와 서울을 잇는 고속철도 공약은 이번 대선 공약에는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일 제주지역 국회의원과 이재명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 등이 제주지역 공약 선정을 위한 화상회의를 가진 후 내린 결정이다. 민주당 선대위 차원에서도 제주지역의 반발을 고려해 공약 반영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위원장은 "이전까지는 선 발표 후 공론화가 진행되면서 문제가 많지 않았나. 제2공항 사업도 도민과 사전에 충분히 정보를 공유하고 공론화했다면 문제를 줄일 수 있었다"며 "제2공항보다 사업비로는 몇 배가 더 큰 사업인데, 먼저 도민들의 의견을 듣고 정책결정을 하자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제주도민이 싫다고 하면 억지로 추진해야 할 사업은 아니다. 국가를 위해 제주도가 희생해달라는 사업이면 모를까 제주도에 이익을 가져다주기 위한 사업이지 않나"라며 "자체적으로 돌려본 여론조사에서도 사업 추진 찬성 의견이 많았지만, 그 결정도 뒤로하고 공론화를 먼저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공론화를 시작할 수 있는 사안으로 본다"며 장기적으로 사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주 제2공항 사업과는 별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송 위원장은 "제2공항 사업은 현재 국토부 주관으로 용역이 추진중이지 않나. 그 결과는 대통령 당선자가 보고받고 판단을 내릴 사안"이라며 "제2공항과 별개의 건으로 해저터널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제주와 서울을 잇는 고속철도를 건설하겠다는 일명 '해저터널 건설' 공약은 이재명 후보가 지난달 23일 수도권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발언하며 촉발됐다. 호남과 제주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뚫고, 고속철을 서울까지 연결할 경우 서울과 제주까지 약 2시간 30분이면 다다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사업비는 약 14조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제주에서는 일찌감치 해저터널이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졌다. 섬이라는 특수성을 지닌 제주는 해저터널이 연결될 시 정체성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했고, 제주가 제2공항 건설로 방향을 설정한 이후에는 지역사회 이슈에서 더욱 멀어진 바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