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늘부터 입국자 7일 격리 의무 해제...법무부-국토부-문체부, 무사증 해제 ‘눈치싸움’

정부가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를 21일부터 전격 해제한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외국인 무사증 출입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째 중단 상태여서 관광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래픽 디자인 = 문준영 기자] ⓒ제주의소리

정부가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를 전격 해제했다. 항공사마다 국제선을 재개하고 있지만 정작 제주는 무사증이 2년째 중단되면서 관광객 이탈 현상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국내 또는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기본접종을 완료하고 접종 이력을 등록한 해외 입국자들은 오늘부터 자가격리를 해제하기로 했다.

새로운 방역지침에 맞춰 항공사는 국제노선을 줄줄이 확대하고 있다. 다만 국제선이 인천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에 집중되면서 제주국제공항은 무사증에 발목이 잡힌 꼴이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4월1일부터 인천~일본 나고야, 인천~하와이 운항을 재개한다. 인천~나리타와 인천~오사카, 인천~후쿠오카 등 일본 노선도 운항 편수를 확대하기로 했다.

제주항공도 부산~사이판, 인천~도쿄, 인천~괌 노선을 재개하기로 했다. 에어부산은 김해~사이판, 부산~사이판 노선에 신규 취항하고 내달부터 부산~괌 노선 취항에도 나서기로 했다.

반면 제주는 무사증 중단으로 국제선 재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관 부처인 법무부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가 서로 눈치를 보면서 지금껏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무사증은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197조와 198조의 특례를 활용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사증을 면제해 주는 제도다.
 
법무부는 2020년 1월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자, 그해 2월 ‘제주특별자치도 무사증입국불허국가 및 체류지역 확대허가 국가 국민 지정고시’를 통해 무사증을 전면 중단했다.

2년 넘게 무사증이 끊기면서 2019년 1만7536편에 달하던 제주기점 국제선 운항이 지난해에는 88편으로 급감했다. 급기야 올해 2월에는 단 한 대의 국제선도 운항하지 않았다.

국제선 감소 여파에 외국인 관광객도 급감했다. 올해 2월 말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7049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인천공항을 거쳐 국내선을 통해 제주 땅을 밟았다.

무사증 중단이 장기화 될 경우 제주로 몰렸던 여행수요가 해외로 돌아서 관광시장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렌터카와 숙박비 등 제주 여행 비용도 늘어 이탈 현상이 가속화 될 우려도 있다.

제주도는 무사증 재개를 줄기차게 정부에 요청하고 있지만 주무 부처마다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법무부는 운항 재개를 내세우는 반면 국토부는 무사증 해제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무사증 재개를 위해서는 항공 노선과 방역 상황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관련 부처의 의견도 중요한 만큼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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