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스타로드자산운용과 계약 해지...신규 자산운용사에 매각 우선협상 지위 부여할 듯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후보 시절 공공매입 공약을 내건 제주 칼(KAL)호텔이 제3의 민간 자본에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진그룹 산하 주식회사 칼호텔네트워크에 따르면 한진칼은 제주 칼호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스타로드자산운용 주식회사와 최근 계약을 해지했다.

한진칼은 2013년 대한항공으로부터 인적분할 방식으로 설립된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다. 제주칼호텔 운영사인 칼호텔네트워크는 한진칼의 종속회사다.

앞선 2월 한진칼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를 이유로 제주칼호텔에 대한 영업정지를 공시했다. 이어 인력 구조조정 작업을 거쳐 4월30일자로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한진칼은 스타로드자산운용을 대신해 새로운 매수 의향자와 접촉해 매각 절차를 다시 밟고 있다. 매각 실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자본 검증도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호텔네트워크가 공시한 2021년 11월 기준 처분 평가액은 687억2173만원이다. 이는 칼호텔 매각 부지 11필지 1만2678.2㎡와 지하 2층, 지상 19층 등 건물 2동을 합한 금액이다.

오 지사는 후보 시절 감정평가액을 지불해 공공에서 호텔을 매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대림 당시 후보가 재원 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오 지사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진칼은 평가액을 훨씬 웃도는 금액으로 매각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달 중 매각에 대한 공식 발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칼호텔네트워크는 4월 제주칼호텔 관광숙박업(관광호텔업) 폐업 신고를 완료했다. 현재는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매각시 부지 활용 방안을 알려지지 않았다.

부동산 업게에서는 철거후 아파트 또는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을 점치고 있다. 칼호텔 부지는 일반상업지역이자 제2종일반주거지역이다. 고도지구로 건축물 제한 높이는 최대 35m다.

칼호텔네트워크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자와 매각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맞다”며 “다만 구체적인 매각 금액과 방식 등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자 누적으로 인한 경영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매각 절차를 밟았다”며 “부동산 처분이 이뤄지면 유동성 위기를 단숨에 벗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1974년 제주시 이도1동 들어선 제주칼호텔은 40년 넘게 제주의 랜드마크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 건물 높이만 74m에 달해 준공 당시 한강 이남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급감하자 호텔 양도를 추진해 왔다. 국내에서 양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자 부채 상환을 이유로 자산 매각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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