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적중한 ‘사전 내정설’...12년전 우근민 도정 ‘코드 인사’ 논란 재현

16일 오영훈 제주도지사(사진 왼쪽)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은 오재윤 제주도경제통상진흥원장(오른쪽).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
16일 오영훈 제주도지사(사진 왼쪽)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은 오재윤 제주도경제통상진흥원장(오른쪽).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

민선8기 제주도정의 경제통상진흥원장 인선 과정에서 소문으로만 나돌던 사전 내정설이 그대로 적중하며 퇴직 공무원 출신인 오재윤(73) 전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이 임명됐다. 무려 12년 전 '코드인사' 논란을 일으킨 당사자가 다시 등장하면서 지역정가도 설왕설래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16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지사 집무실에서 오재윤 신임 제주도 경제통상진흥원 원장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했다. 임기는 이달 16일부터 2025년 8월 15일까지 3년이다.

오 원장은 특별자치도 출범 전 제주도 기획관리실장을 지냈고, 민선5기 우근민 제주도정에서는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25년 전인 1995년 제주도 국제통상협력실장을 거쳤다는게 경제통상진흥원장에 임명하게 된 주요 이력이다.

오영훈 지사는 "오재윤 신임 원장이 국제통상협력실장 재임 경험을 적극 활용하고 책임감 있는 리더십과 역량을 발휘해 경제통상진흥원을 경제통상 전문기관으로 잘 이끌어나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다만, 6.1지방선거 과정에서 오 지사를 측근에서 지원한 오 원장이 이번 원장 공모 과정에서도 사전 내정설이 파다했다는 점에서 '보은성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오 원장은 2020년 총선에서는 현 제주도 정무부지사 지명자인 김희현 전 제주도의원과 함께 오영훈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오 지사의 캠프에서 활발한 측면 지원을 이어갔다.

공교롭게도 오 원장은 민선5기 제주도정이 출범한 2010년에도 측근 인사로 구설에 오른 인물이다. 당시 우 지사는 개발공사 사장을 공모함에 있어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일을 하고, 책임을 지고 물러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소위 '코드인사'를 노골화 했다.

이후 실시된 공모에서 사장 자리는 오 원장이 차지했다. 실제 오 원장은 우근민 도정 체제에서 만개한 인사로 대표적인 '우근민맨'으로 꼽혔다. 오 원장은 민선6기 원희룡 도정이 출범하자 사장 직을 내놓고 물러났다.

20년 전 제주도 기획관리실장과 10년 전 지방공기업 사장까지 지낸 공직자 출신이 새 도정의 출연기관 기관장에 임명되면서 조직 안팎으로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선8기 오영훈 도정은 새 진용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꾸준히 '보은인사' 논란을 양산하고 있다. 정무부지사 내정자를 비롯해 양 행정시 시장 후보자는 모두 오 지사의 선거 캠프에서 활약한 인물들이다. 이 밖에 개방형 직위에도 캠프 관계자들이 자리를 잡으며 논란을 부추겼다.

필연적으로 남겨진 출자출연기관장 인사도 도민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현재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에너지공사 등은 공모를 거쳐 후보 추천 과정에 있고, 제주한의약연구원과 제주신용보증재단 등은 공모 과정에 있다. 제주테크노파크는 정관 개정 이후 임용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제주연구원도 이달 중 공모가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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