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국민의힘 중심 오영훈 도정 인사논란 추궁 잇따라
송재호 의원 “제주는 배신이 아닌, 통합의 정치로 봐야” 엄호

21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주관 국정감사. ⓒ제주의소리

민선8기 오영훈 제주도정의 '보은인사'에 대한 도민사회의 논란이 국정감사에서도 재연됐다. 특히 10여년 전 지역정가에서 회자되던 '조배죽' 단어까지 언급되며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겨냥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날선 추궁이 잇따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위원장 이채익)는 21일 제주도청 본관 탐라홀에서 제주특별자치도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벌이며 오영훈 도정의 인사정책을 도마에 올렸다.

전봉민 의원(국민의힘, 부산 수영구)은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오영훈 지사의 친인척 채용, 코드인사가 문제가 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전 의원이 문제 삼은 인물은 △오재윤 제주경제통상진흥원장(오영훈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이선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보수정당 출신 인사, 지지선언) △양덕순 제주연구원 원장(핵심공약 설계, 지지선언) △강민숙 제주관광공사 비상임이사(민주당 소속, 지지선언) △고현수 제주한의약연구원 비상임이사(민주당 소속, 지지선언) △강병삼 제주시장(불법 투기, 농지법 위반) △이종우 서귀포시장(직불금 수령, 농지법 위반) 등 7명이다.

전 의원은 "인사 목록을 보면 경제통상진흥원장의 경우 총선 때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고, 제주시장은 농지법 위반 사실을 청문회 당시 인정한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오 지사는 "농지법 위반이 아닌 의혹 단계다. 고발됐기 때문에 사법당국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지만, 전 의원은 "이런 인사를 하는게 올바르다고 보나"라고 몰아세웠다.

오 지사는 "제가 취임한 후 최근까지 인사권한을 행사한 것이 30명이 넘는다. 그런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한 분들이 7명 정도 된다. 전체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성민 의원(국민의힘, 울산 중구)은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할텐데, (오 지사가)제9대 제주도의회 의원을 하면서 함께했던 이들이 이 자리에 있다. 정무부지사도 9대 도의원, 감사위원장도 9대 도의원, 주요 핵심간부에 친분이 있는 도의원이 2명 들어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민선8기 도정 비서실 직원 13명 중 오 지사가 국회에서 같이 근무했던 6명이 합류한데 대해 박 의원은 "저도 기초단체장을 해봤다. 정치와 행정이 유사한 점도 있지만, 비서실을 통해 다른 국·과를 연계해야 하는데, 기존 공무원보다 국회 보좌진을 채용했다는게 의아스럽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오 지사가 국회의원 시절 '친인척 인사' 논란이 됐던 처조카를 다시 제주도 비서실 직원으로 채용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전봉민, 박성민, 조은희 의원.  ⓒ제주의소리

도민사회에서도 논란이 일었던 오재윤 제주경제통상진흥원장과 이선화 ICC제주 대표이사에 대한 인사도 콕 집어 문제삼았다.

박 의원은 이선화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 "국민의힘 소속으로 도의원을 두 번 했는데, 선거 때 오 지사를 도왔다. 당에서 제명 처분을 했는데, 당장 돌아서서 보은인사로 임명한 것"이라며 "당대표 비서실장까지 하신 분(오 지사)이 정치 도의상 이런 결정을 한 것이 의아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오재윤 원장 인사와 관련 "제주도테니스협회에서 여러가지 일이 있었고 경찰 수사를 받은 인사를 경제통상진흥원장으로 임명했다. 알고 있었나"라고 캐물었다. 오 지사는 "그렇지 않다. 최근에 알았다"며 "사법당국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적법한 절차에 따르겠지만, 저는 능력있는 인사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두둔했다.

조은희 의원(국민의힘, 서울 서초구 갑)은 보다 구체적으로 관련 사안을 파고들었다. 조 의원은 "제주의 중소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경제통상진흥원장이 테니스협회장 당시 보조금 횡령 의혹을 고발한 공익신고자에 보복행위를 해서 직무정지를 당했다. 이런 비리를 알고도 능력이 있어서 선임했다는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조 의원은 "20년 전 제주도 기획관리실장, 10년전 제주도개발공사장을 지낸 인사가 급변하는 제주도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까하는 시각도 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2010년부터 제주도 선거때마다 단골 메뉴가 '조배죽'이었다.  오 원장 임명을 두고 10여년 전 조배죽 시대가 돌아왔다는 비판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배죽'은 '조직을 배신하면 죽음'이라는 뜻으로, 과거 민선5기 우근민 도정 당시 측근들 모임의 건배 구호로 알려져 있다. 제주에서는 패거리 문화의 상징처럼 회자된다. 오 지사도 이를 의식한듯 "조배죽은 제주에서 사라진 용어"라고 반박했다.

마지막 질문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제주시 갑)은 감사 과정에서 제기된 보은인사 논란에 대해 같은 당 오영훈 지사를 적극 엄호했다.

송 의원은 "제주도만큼은 통합의 정치를 하지 않으면 일하는데 상당히 어렵다. 통합이냐, 배신이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이번 지방선거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허향진)도 저의 후원회장이었다. 제주도는 통합의 정치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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