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제주 청년통계 톺아보기] (2) 청년들이 호소한 어려움 살펴보니

지난 15일 공표된 ‘2022 제주청년통계’는 제주 청년들의 삶 전반에 관한 인식조사라는 의미가 있다. 만 19~39세 제주에 사는 청년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12개 부문 150개 지표가 구성됐다. 두 차례에 나눠 이 통계에서 주목해야 할 내용들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제주도내 청년들이 응답한 분야별 삶의 만족도. 3년 전 조사와 비교해 불만족 응답자 비율이 높아진 게 특징이다. /출처=2022 제주청년통계
제주도내 청년들이 응답한 분야별 삶의 만족도. 3년 전 조사와 비교해 불만족 응답자 비율이 높아진 게 특징이다. /출처=2022 제주청년통계

경제적인 이유와 교육 기회의 부족은 청년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제주를 떠나고 싶은’ 혹은 ‘제주를 잠시 떠났던 이유’였다. 

2022 제주청년통계를 보면 제주에 거주 중인 청년 중 35.5%는 타 시도에서 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고향 제주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U턴 청년은 11.9%였다. 

이들이 도외 전출 사유는 교육(48.4%), 직업(26.3%), 취업·자격시험(15.9%) 순이었다. 특히 20대 이하에서 교육이라고 답한 비율이 63.2%가 넘었다. 

‘제주에 계속 거주하고 싶지 않은 주된 이유’를 묻자 직장·사업장 부재(47.2%)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문화 인프라 부족(16.9%), 교육 인프라 부족(11%)이라는 답이 뒤를 이었다. 

제주 청년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일자리 부족이 50.9%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열악한 근로환경(40.2%), 높은 생활물가(30.2%)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높은 집값과 생활비는 결혼과 자녀 양육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이번 조사 응답자 중 65명은 메모란에 건의사항을 남기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는데 많은 내용들이 주거-일자리-결혼-출산으로 연결되는 맥락 안에 있었다.

“임금 수준은 낮고, 물가는 비싸고, 집값도 비싸다. 미래가 안 보인다”
“공급을 확대해도 집값이 비싸 구입할 수가 없다”
“결혼 적령기인데 집값이 너무 비싸서 친구들과 결혼 생각을 못하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
“출산 후 배우자의 소득이 단절되니 외벌이로 인한 부담감이 상당하다”

의견 중에서는 교통 불편함을 호소하는 내용, 제주 내에서 받을 수 있는 교육이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양한 청년정책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기가 어렵다는 내용도 다수 있었다.

삶의 만족도 하락 추세...정책으로 어떻게 담아낼까?

삶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가 떨어진 것도 이번 통계에서 두드러진 경향이다.

일자리, 경제 분야에 만족하는 청년은 30.8%, 불만족은 28.9%로 나타났다. 2019년 조사와 비교하면 만족 비율이 7.4%p 감소하고, 불만족이 8.8%p 증가했다. 교육, 의료·보건, 복지 분야에서도 3년 전보다 만족도가 낮게 나왔다.

건강 항목에서도 3년 전보다 부정적 응답이 증가했다. 2019년 조사에서는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가 69%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66.1%로 감소했고, 부정적 응답자는 3년 전 5.1%에서 이번 조사에서 10%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청년은 3년 전보다 4.2%p 증가한 81%를 기록했다. 건강 항목과 스트레스 정도에 대한 응답에서 본인의 소득에 불만족할수록 부정적으로 답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청년 중 53%는 향후 정신건강 및 심리상담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정신건강이나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이용해봤다는 응답은 10명 중 1명(9.5%)에 그쳤다.

청년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구체적인 내용들이 드러난만큼 중요한 것은 대안을 정책적으로 녹여내는 일이다. 현재 수립중인 제주도 민선 8기 핵심공약인 ‘제주형 청년보장제’가 중요한 이유다.

최성두 제주도 청년정책담당관은 “청년 당사자들이 참여해 만든 항목들을 통해 청년들의 삶을 실제로 반영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발굴됐다”며 “청년통계 내용은 ‘제주형 청년보장제’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기초자료이자 근거로 적극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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