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송악산 난개발을 막겠다는 목적으로 실시된 용역에서 전망대-스카이워크 등을 설치하는 계획이 제시된데 대해 지역 환경단체의 반발이 일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6일 논평을 내고 "지속가능한 송악산 관리라는 제목의 용역에서 어떻게 해넘이 전망대와 스카이워크를 건설하겠다는 내용이 도출된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는 제주도가 제주연구원에 의뢰해 수행한 '지속가능한 송악산 관리 및 지역상생방안 마련' 용역에 대한 반발이다. 민선7기 제주도정의 환경정책인 '송악선언'을 뒷받침하기 위한 이 용역은 송악산 주변지역 문화재 보호구역 지정안을 비롯해 도립공원 확대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실시됐다.

용역진은 '송악산 지역상생계획'으로 △송악산 세계지질공원센터 건립 △문화체육복합센터 건립 △산이수동항 기반시설 확충 및 사계절 활용 방안 △관광객 확대 유입을 위한 야간관광 활성화 △해돋이·해넘이 전망대 건설 등을 제시했다.

인근에 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도 적정성에 의문부호가 붙었지만, 무엇보다 송악산 정상에 전망대와 스카이워크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은 더 큰 논란을 부추겼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역상생방안이 사실상 송악산 관광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해돋이 해넘이 전망대와 스카이워크를 건설하겠다는 내용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악산 정상과 일부 탐방로는 탐방객에 의한 훼손과 잦은 사면붕괴, 일제강점기 진지동굴 붕괴로 2027년 7월까지 자연휴식년제가 시행되는 곳"이라며 "탐방객 출입을 봉쇄한 상황이고 이후에는 총량적 관리를 해야 하는 곳에 대규모 관광객이 정상부를 찾게 만드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정상적인 계획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송악산은 3700년 전 얕은 바닷속에서 분출한 수성화산체다. 제주에서 가장 최근에 분화한 화산으로 지질학적 가치도 가치지만 연약한 지질 구조를 가진 곳으로 약한 진동에도 훼손이 될 수 있는 곳이 송악산"이라며 "송악산 자체에 부하를 주는 관광개발 공사를 하겠다는 것 자체가 이미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제주도의 특수성을 망각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송악산이 더이상 난개발에 희생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지켜지길 바라는 도민사회의 노력으로 대규모 난개발을 두 번이나 막아냈다. 그런데 이제는 제주도가 나서서 직접 훼손하겠다고 한다"며 "제주도는 이 개발계획을 즉각 폐기하고 어떻게 하면 송악산의 환경가치를 미래세대에 지속가능하게 물려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정책으로 반영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