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열 이사장 기자간담회서 계획 발표...“TF팀 5월까지 최종 밑그림 결정”

2025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하는 (가칭)제주아트플랫폼 추진 계획이 공개됐다. 제주문화예술재단(문예재단)이 건물 매입을 확정짓고 나서 첫 번째로 발표하는 계획이다.

30일 열린 문예재단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는 제주아트플랫폼 추진 계획안이 공개됐다. 요약하면 이미 운영 중인 제주아트플랫폼 조성TF(전담 조직)이 오는 5월까지 공간 활용 구상을 확정짓고 2025년 상반기에 개관한다는 일정이다.

문예재단은 제주에 전무한 공공 공연 연습장을 도입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옛 아카데미극장 건물을 매입하기로 결정한다. 지상 8층, 지하 3층 규모다. 연 면적은 9982.59㎡(3030평), 건축 면적은 1255㎡(412평), 부지 1559㎡이다.

문예재단은 당시 건물을 소유하던 (주)재밋섬파크와 2018년 6월 18일 토지와 건물을 100억원에 매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후, 같은 달 28일 중도금 10억원을 지급했다. 이후 제주도 감사위원회, 감사원 감사 등 일련의 행정 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지급이 보류돼 왔다. 5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 행정 절차가 완료된 2022년 5월에서야 매입 잔금을 지급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제주아트플랫폼이 들어설 구 아카데미극장 건물과 주변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아트플랫폼이 들어설 구 아카데미극장 건물과 주변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아트플랫폼 리모델링에 투입될 사업비는 총 80억원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으로 60억원을 마련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공 공연 연습장 조성사업’으로 20억원을 마련했다. 이 가운데 60억원은 국비와 제주도 예산이 절반씩 투입되고, 20억원은 전액 국비 지원이다. 80억 모두 확보된 상태다.

올해는 제주아트플랫폼 조성TF를 운영하고 공간 조성과 운영 모델을 정하기 위한 공론화를 우선 추진한다. 공론화 과정은 공청회, 설문조사, 라운드테이블, FGI(표적집단면접법)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제주아트플랫폼 조성TF는 1월 6일 결성됐다. ▲오성율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장 ▲김수열 문예재단 이사장 ▲김세지 문예재단 이사(건축사) ▲김선영 제주예총 회장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이상 당연직 위원) ▲고상호 삼도1동 통장협의회장 ▲고봉수 원도심활성화 시민협의체 대표 ▲정도연 브로콜리404 대표 ▲이희진 지역문화정책연구소 대표 ▲오상운 극단 예술공간 오이 공동대표 ▲오한숙희 사단법인 누구나 대표 ▲강시권 조각가 ▲김상우 김상우건축사사무소 대표(이상 위촉직 위원)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제주아트플랫폼 조성TF 위원들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다.

제주아트플랫폼 조성TF 중심으로 5월까지 공론화 과정이 끝나서 내부를 어떻게 사용할지 정해지면, 리모델링 기획 설계와 실시 설계를 실시한다. 실시 설계는 올해 안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이다. 리모델링 전 공간 활용 프로젝트도 국비 사업 취지에 따라 운영할 방침이다.

2024년에는 리모델링 공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2025년 상반기에 개관한다는 목표다. 김수열 이사장은 “과정마다 제주도, 제주도의회와 긴밀히 협의해야 하는 만큼, 추진 상황에 따라 일정은 변경·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트플랫폼 지상 3~4층에 들어설 공공 공연 연습장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급하는 운영비를 바탕으로 운영한다. 최소한 10년 이상 공공 공연 연습장을 운영해야 하는 조건이 따라 붙는다. 정확한 공공 공연 연습장 규모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직접 확인 후 정해질 방침이다. 나머지 공간에 대한 활용은 제주아트플랫폼 조성TF가 정한다.

김수열 이사장은 “문화예술육성기금이라는 재단 기본 재산을 활용한 문화공간을 조성해 ‘원도심 문화시대’를 준비하겠다”며 “아트플랫폼을 처음 추진할 때와 비교하면 자재비나 인건비가 올랐다. 리모델링 공사비 80억원이 부족한 편이다. 국비를 최대한 추가 확보하고, 찾을 여건이 정말 없다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에 협조를 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재단 조직 전체가 아트플랫폼으로 옮기거나 라운지바, 기념품숍 등 이질적인 기능들이 거론된 이전 계획에 대해서는 “제주아트플랫폼은 공공 공연 연습장과 조성TF가 정한 방향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조성할 방침”이라고 사실상 선을 그었다.

김수열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이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김수열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이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다음은 김수열 이사장과 제주아트플랫폼 관련 일문일답 전문

Q. 문예재단은 아트플랫폼으로 이전하나?

A. 원점 재검토다. 우리가 가면 문화공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일단 어떤 공간이 우선순위로 필요한지 TF가 확인해야 한다. 재단이 굳이 갈 필요가 없다면 우리가 소유한 현재 건물에 있으면 된다. 건물 운영에 필요한 부서 정도만 아트플랫폼으로 가면 어떨까 싶다.


Q. 제주아트플랫폼 조성TF는 첫 회의에서 무엇을 논의했나?

A. 첫 회의는 지난 1월 6일에 열렸다. 매입 이전에 구성했던 타당성 위원회는 건물 매입이 타당한지 여부를 따지는 역할이라, 도청 직원이 명단에서 빠지고 민간 중심으로 운영했다. 이후 타당성 위원회가 결론을 내렸고, 이번 TF는 조성을 위한 조직인 만큼 책임성이 있어야 하기에 당연직으로 문예재단 이사장과 도청 국장을 포함시켰다. 위원장은 예술 단체가 이끄는 것이 맞기에 예총과 민예총 이사장으로 함께 선출됐다. 곧 조성TF가 현장을 방문하리라 본다. 


Q. 안전 진단 결과는 어떤가?

A. 지하 구조에 문제가 있어 C등급을 받았다. 보수 비용으로 약 8700만원이 소요된다고 확인했다. 지금도 출입하고 사용할 수 있다.


Q. 리모델링 사업비는 충분하다고 보나?

A. 처음 추진할 때와 비교하면 그 사이에 자재비나 인건비가 올라서 솔직히 사업비가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역시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 사업비를 어떻게 마련할 지는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부분이다. 폭넓게 말하면 추가 사업비를 확보하는데 가능하면 제주도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바늘구멍이라도 어떻게든 국비를 우선 찾고, 정말 더 이상 없다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주어진 숙제다.


Q. 도민 공감대를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

A. TF팀을 구성해서 도민과 예술가들의 여론을 모을 예정이다. 당연히 들어올 공공 공연 연습장 이외의 공간에 어떤 시설이 들어가야 바람직한지 다양한 의견들이 들어올 텐데, 그것이 타당한지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논의하고 정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TF가 5월 안으로 계획을 만든다는 목표다.


Q. 건물 전 소유주와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인데 현재 과정은?

A. 8월 16일에 이사장으로 취임해서 17일에 소송을 받아들었다. 두 명의 변호사를 선임했고 원고 주장에 대해 답변을 보낸 상태다. 변론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법적인 문제이기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Q. 문예재단이 아트플랫폼 계획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마지막 시기는 2021년 4월 19일이다. 당시 계획을 보면 안이긴 하나, 공공 공연 연습장과는 사뭇 거리가 멀다. 지상 7층에만 공공 공연 연습장 한 곳이 위치하고 나머지에는 기념품숍, 라운지바, 어린이극장, 영화관 등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계획들이 포함됐다. 앞으로 TF팀을 통해 세부 계획이 재정립되겠지만, 일단 지역에 부족한 연습 여건을 확충하는 공공공연연습장 기능이 가장 우선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 공연연습장 규모는 얼마나 될 것인가?

A. 연습장 규모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실사 과정으로 정해진다. 공공 공연 연습장과 TF가 정한 방향을 충실히 실현시킬 수 있도록, 이전에 나왔던 다른 계획들이 실제로 들어갈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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