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JDC 대학생 아카데미] 문경수 과학탐험가
“제주의 뛰어난 지질학적 가치 현대에 전해야”

 

 “작은 마을의 이야기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듯 제주의 청년들이 고장의 가치를 잘 끄집어내 전 세계로 확산시켜주길 바랍니다”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지구와 우주를 탐험하고 있는 문경수 과학탐험가가 제주대학교를 찾아 학생들에게 세계가 주목하는 제주 자연에 대해 열띤 강연을 펼쳤다.

14일, 2023 JDC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첫 번째 강의에서 ‘당신이 탐험을 즐기면 생기는 일’을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는 문경수 과학탐험가. ⓒ제주의소리
14일, 2023 JDC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첫 번째 강의에서 ‘당신이 탐험을 즐기면 생기는 일’을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는 문경수 과학탐험가. ⓒ제주의소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가 공동주관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 ‘JDC대학생 아카데미’ 1학기 첫 번째 강연이 14일 진행됐다.

‘창문을 열면 우주’, ‘문경수의 제주과학탐험’, ‘35억년 전 세상 그대로’를 집필한 문 탐험가는 현재 NASA 화성모의실험기지 연구원, 대한지질학회 과학소통전문위원을 역임하며 활발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2023 JDC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첫 번째 강의를 듣고 있는 제주대학교 학생들. ⓒ제주의소리
14일, 2023 JDC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첫 번째 강의를 듣고 있는 제주대학교 학생들. ⓒ제주의소리

먼저 그는 수십년 전 아이슬란드에서 달 탐사를 훈련했던 아폴로호 우주비행사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폴로호 우주비행사들의 임무는 달에 있는 암석과 토양의 표본을 가지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지구를 떠나기 전 아이슬란드의 최극단 마을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해 달 탐사를 준비했다. 화산 활동이 활발한 아이슬란드는 지구에서 달과 가장 닮아 있는 곳이었기에 훈련 장소로 안성맞춤이었다.

아폴로호 우주비행사의 아이슬란드 훈련담은 긴 세월이 흘러서야 세상 밖에 나왔다. 수십년 뒤 아폴로호의 달 탐사 과정을 잇기 위한 박물관이 아이슬란드 최극단 마을에 지어진 것이다. 이 소식은 영국 공영방송사 BBC의 보도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문 탐험가는 아이슬란드의 사례를 통해 제주의 뛰어난 지질학적 가치를 현대에 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탐험가는 20년에 가까운 시간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호주 사막 등을 찾아 탐험했는데 이때 만나는 과학자마다 제주 이야기를 꺼냈다고 했다.

그들은 문 탐험가에게 ‘왜 제주처럼 가치 있는 곳을 두고 다른 나라를 탐험하냐’는 질문을 던졌다. 특히 하와이에서 만난 한 화산학자는 자신의 마지막 소원이 제주에 가는 것이라고 했을 정도다.

이 학자는 △하와이와 제주도는 형제섬으로, 방패를 엎어놓은 지형이라는 점 △화산섬 제주에는 곶자왈과 같은 고유의 자연 유산이 있다는 점 △독특한 지형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상이 흥미롭다는 점 등을 들어 제주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14일, 2023 JDC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첫 번째 강의에서 ‘당신이 탐험을 즐기면 생기는 일’을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는 문경수 과학탐험가. ⓒ제주의소리
14일, 2023 JDC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첫 번째 강의에서 ‘당신이 탐험을 즐기면 생기는 일’을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는 문경수 과학탐험가. ⓒ제주의소리

문 탐험가는 곶자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곶자왈은 농사를 짓지 못해 예부터 버려진 땅 취급을 받았지만, 故 송시태 박사를 통해 그 진가가 세상에 알려졌다.

곶자왈은 지하수 함량이 풍부하고 보온·보습 효과가 높아 연중 온화한 기온을 유지하기 때문에 북방한계식물과 남방한계식물이 공존하고 제주고사리삼과 같은 희귀한 야생생물의 서식지로서도 가치가 높다.

이어서 문 탐험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을 최초로 발견했던 꼬마탐험대 이야기를 꺼냈다.

해방 직후인 1946년 김녕초등학교 교사였던 부종휴 선생과 그의 제자들이 횃불을 들고 동네를 탐험하던 중 세계 최대 규모의 동굴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들은 한발 더 나아가 청보리로 새끼줄을 꼬아 만장굴의 길이를 측량했다고 한다.

문 탐험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용암동굴을 교사와 초등학생들이 발견했다는 것이 인류 역사에 큰 업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자연을 탐험하면서 기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교육인데, 부 선생은 자연과 분리되지 않은 환경에서 완벽한 교육을 이뤄냈다고 추켜세웠다.

문 탐험가는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는 ‘경외감’이라며, 대자연을 마주했을 때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경외감이라는 가치를 영상이나 책으로만 접하고 있어 더 이상 자연으로부터 경외감을 느낄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문 탐험가는 현장답사, 박물관 관람, 전문가 인터뷰, 커뮤니티 형성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제주 자연을 학습할 것을 조언했다.

더불어 이러한 방법으로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무이한 이야기가 무엇인지 발굴하고 제주의 가치를 잘 전달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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