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없이 예정시간 35분 남기고 종료
찬성은 ‘경제’ vs 반대는 ‘환경’ 강조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에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가 열리고 있다.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에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가 열리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도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서부지역에서 열렸지만 앞서 열렸던 경청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없이 서부지역 주민들도 의견 개진에 소극적이면서 경청회는 당초 예정된 오후 5시보다 35분이나 이른 오후 4시25분 끝이 났다. 

되려 행사가 너무 빨리 마무리 되자, 한경면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서부지역 경청회에 동부지역 주민들이 왜 플로어 참가자 의견을 내냐”며 항의하는 작은 소란이 있을 정도였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에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를 열었다.

당초 서부지역은 대상지역이 아니었지만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해 경청회 일정에 추가됐다. 1차 공청회는 3월29일 제2공항 후보지인 성산읍, 4월6일은 서귀포시 동지역에서 열렸다.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에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가 열리고 있다.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에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가 열리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지킴이들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에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br>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지킴이들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에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1차 경청회는 이해관계자인 성산읍 주민들이 찬반으로 나눠져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서 고성과 인신공격이 난무했다.

오후 6시로 시간을 늦춘 2차 경청회 역시 찬반 갈등이 심화되면서 시작과 동시에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학생 참가자를 향한 인권 침해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결국 파행을 겪었다.

유사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제주도는 이날 경청회장 입구에 질서유지를 위한 홍보 배너를 설치했다. 모든 참석자에는 공지사항이 적힌 안내문을 배부해 협조를 당부했다.

현장에는 제주특별자치도 사회협약위원회 위원, 인권보장 및 증진위원회 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지킴이들도 배석해 혹시 모를 충돌과 인권 침해사례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섰다.

경청회는 제2공항 기본계획(안) 수립 용역사인 포스코 E&C의 정기면 이사 설명을 시작으로 찬반측 각 2명씩 대표자 발언과 플로어 참가자 의견 개진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찬성측, 경제 발전 강조 ‘서부지역 편의성’도 언급

우창범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이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에서 찬성측 대표자 발언을 하고 있다.<br>
우창범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이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에서 찬성측 대표자 발언을 하고 있다.

첫 발언자로 나선 우창범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은 제2공항이 들어서면 현 제주공항에 대한 서부지역 주민들의 이용도 편리해진다고 주장했다.

우 부위원장은 “제주공항은 2분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공항”이라며 “도민과 관광객들 모두 불안과 불편을 감내하면서 공항을 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산읍에 2공항이 들어서면 현 제주공항의 결항이 줄어 한림과 애월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제2공항도 1시간대 이동이 가능해져 편리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우 부위원장은 또 “제2공항으로 3만8000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건설과 관광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며 “지난 8년의 갈등 고리를 끊고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5일 오후 3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가 열리는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 입구에 안내문이 배치됐다.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지킴이들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에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br>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지킴이들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에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관광지원분과위원장인 홍종훈 제주공룡랜드 대표는 관광객 증가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2공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홍 대표는 “제2공항이 중단되면 제주 경쟁력도 하락한다”며 “관광객이 2010년 757만 명에서 2019년 1528만 명으로 늘면서 지역총생산도 11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인구 감소로 지역소멸이 문제다. 제주 역시 자유롭지 않다”며 “제주 핵심인 관광산업을 통한 경제 발전을 위해 갈등없는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플로어 발표에 나선 박영식씨는 “박정희 정권에서 고속도로를 건설하는데 차도 없는데 무슨 고속도로를 짓느냐고 반대한 사람들이 있었다”며 인프라 확충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마이크를 넘겨 받은 이연근씨는 “제2공항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다만 반대측이 제시한 제2공항의 지하수 사용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간다”며 사후 검토를 주문하기도 했다.

#반대측, 환경 훼손 강조 ‘도민 자기결정권’ 주장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가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에서 반대측 대표자 발언을 하고 있다.<br>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가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에서 반대측 대표자 발언을 하고 있다.

반대측 첫 발언자로 나선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제2공항 기본계획의 부실을 지적하며 동굴 훼손과 지하수 사용 등 환경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대표는 “제2공항은 현 공항보다 넓다. 6조원의 사업비를 쓰면서 정작 기본계획에 구체적 내용이 없다. 기본계획을 그냥 던져주면 도민들이 무엇을 선택하라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어 “서부지역 협재 주변에 동굴이 많다. 성산읍도 마찬가지다. 동굴지대에 제2공항을 지으려고 한다”며 “단순히 환경을 넘어 안전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또 “제2공항 주변은 해수가 유입돼 지하수 사용이 어렵다”며 “결국 삼다수 취수의 3배에 달하는 지하수를 다른 지역에서 뽑아써야 하는데 이는 도 전체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경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부회장은 공론조사나 주민투표 등 도민들의 자기결정권 보장을 통해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에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가 열리고 있다.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 4층 연회장에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가 열리고 있다.

한 부회장은 “국토부는 합리적이고 객관적 절차에 의해서 의견을 제출하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며 “그럼 주민투표나 공론조사를 통한 의견 수렴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정마을(해군기지)처럼 논란을 끌고 갈 수 없다. 더이상 미룰 수도 없다”며 “제2공항은 도민들의 자기결정권으로 종지부를 찍었으면 좋겠다”고 주민투표를 제안했다.

플로어 의견 발표에 나선 김상희씨는 “제2공항 건설되면 인구 유입이 늘고 오폐수 등 체류비용은 도민들이 감당해야 한다”며 “이에 찬성측은 어떤 답변을 해줄 수 있냐”고 되물었다.

윤지희씨도 “환경파괴와 기후위기 시대에서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려 하냐”며 “다른 나라에서는 공항 증설을 중단하고 항공기 탄소 배출을 규제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인 4차 경청회는 제주시 동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5월13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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