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미래-위기의 제주바다] ② 위기의 제주바다-해양 환경 대응
제주와미래연구원·제주의소리·한라일보·KCTV·TBN제주 공동기획

 

제주와미래연구원, 제주의소리, 한라일보, KCTV제주방송, TBN제주교통방송이 제주 미래 100년에 대한 도민 주체, 지속 가능, 혁신 성장을 위한 정책과 과제를 모색하는 ‘제주와 미래 정책토론’을 진행한다. 매월 한 차례 공동기획을 통해 국가와 지방정부 차원의 제주미래 비전과 대전환 정책 수립을 유도하고, ‘도민 손으로’ 지속가능한 제주의 미래방향을 제시해나가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제주의소리]와 (사)제주와미래연구원, 한라일보, KCTV제주방송, TBN제주교통방송이 공동으로 기획하는 '제주와 미래 정책' 두번째 토론회가 지난 13일 '위기의 제주바다 - 해양 환경의 위기와 대응'을 주제로 진행됐다. 왼쪽부터 박상률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송종훈 제주한라대 겸임교수.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와 (사)제주와미래연구원, 한라일보, KCTV제주방송, TBN제주교통방송이 공동으로 기획하는 '제주와 미래 정책' 두번째 토론회가 지난 13일 '위기의 제주바다 - 해양 환경의 위기와 대응'을 주제로 진행됐다. 왼쪽부터 박상률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송종훈 제주한라대 겸임교수. ⓒ제주의소리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를 차치하더라도 제주 바다의 위기는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오랜 기간 침묵하던 제주 바다는 기후위기와 해양쓰레기 등의 요인으로 인해 급격하게 악화됐다. 보다 심각한 것은 오늘날 해양 환경의 위기는 인류가 이전까지 직면해보지 못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해양오염 감시체계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과 더불어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해양보전 참여를 당부했다. 비록 진부한 표현일지라도 시민들의 의지는 필수적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제주의소리]와 (사)제주와미래연구원, 한라일보, KCTV제주방송, TBN제주교통방송이 공동으로 기획하는 '제주와 미래 정책' 두번째 토론회가 지난 13일 '위기의 제주바다 - 해양 환경의 위기와 대응'을 주제로 진행됐다.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이 확산되는 기후위기와 관련, 제주 지역사회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토론은 송종훈 제주한라대학교 겸임교수의 사회로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박상률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나섰다.

강도형 원장은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가 '불확실성'에 기반한다고 경고했다. 강 원장은 "세계적인 기후 변화를 지구의 70%의 면적을 갖고 있는 바다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해주지 못하면 더 심각해지는 현상들이 보고되고 있다. 가령 그간 기계에서 나오는 잉여 열에너지의 90%, 이산화탄소의 25% 정도를 바다에서 장기적으로 처리해줬지만, 바다의 기능이 약화되며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그 예시로 지구 평균의 해면 수온이 급격하게 오른 흐름을 설명했다. 30년 전인 1993년 약 0.5도 오른 해면 수온이 2022년에는 동해 기준 무려 1.98도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강 원장은 "바닷물이 따뜻해진다는 것은 침식이라든가 태풍의 강도가 매우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후위기를 바다에서 얼마만큼 잠재적으로 막아주느냐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수온 상승과 맞물려 해수면 상승도 심각한 수준이다. 박상률 교수는 "1970년부터 2007년까지 측정된 바에 의하면 연간 약 6.1mm씩 해수면이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가 썰물 때 볼 수 있던 생물들은 이제는 볼 수 없고, 원래 바다에서 노출돼야 하는 생물들이 노출되지 않는 등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는 상황"이라고 위기 의식을 표출했다.

특히 박 교수는 "이제 태풍이 굉장히 심각한 문제로 발생할 수 있다"며 "태풍이 제주도에 미치는 횟수가 더 많아지고, 점점 더 대형화되고,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태풍이 지나가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 태풍에 의해서 제주도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되는데, 태풍에 의해서 굉장히 강력하게 영향을 받는 생물들도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 원장도 "수온이 올랐다는 것이 약 1m 상승했다고 볼 때는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해양의 평균 깊이가 3500m라는 것을 기준으로 본다면 1m 상승은 어마어마한 수치"라며 "해수면 87cm가 상승할 경우 전세계 인구의 약 6000만명 정도가 피해를 받을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고 의견을 보탰다.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제주의소리<br>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제주의소리

◇ 해조류 사라지는 갯녹음 현상, "생태계 공백에 큰 공포"

이른바 '바다 사막화'라 불리는 갯녹음 현상에 대해서도 재조명됐다.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갯녹음이란 탄산칼슘이 해저생물이나 해저의 바닥 등에 하얗게 달라붙는 현상을 뜻한다. 바다의 해조류가 사라지면서 생태계에 공백이 생기고, 기후변화 위기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우려다.

강 원장은 "현재 보고된 바에 따르면 제주가 현재 보고된 바에 따르면 35%정도 갯녹음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여진다"며 "갯녹음은 수온 상승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해양 산성화도 영향을 미친다. 제주가 화산섬이기 때문에 육상에서 상당량의 영양 물질들이 용천수를 타고 올라오는데 그 용량이 벗어나면 해조류 뿐만 아니라 다른 생물도 살기 어려워진다"고 분석했다.

또 "무분별하게 하천을 개발하면서 비가 왔을 때 우수가 바로 바다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 투수가 되지 않는 비닐하우스 등의 요인이 갯녹음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며 부연했다.

박 교수는 "해조류는 1차 생산자로, 먹이를 공급하고 그다음에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를 제공하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해조류가 없어지면 전복이나 소라 등 어패류의 먹이가 없어지고, 생태계를 이루고 일종의 집 역할을 하고 있는 서식지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생태계는 새롭게 형성되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됐을 경우에도 우리가 그에 적응하는 시간도 굉장히 오래 걸린다"며 "사람들은 생태계의 공백에 대해 큰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또 "해조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는 굉장히 큰 흡수원으로, 해조류사 가하지면 기후변화는 더 가속화 될 가능성이 높다. 바다에 들어오는 굉장히 많은 양의 탄소를 해조류가 지금 이용하고 있는데 이게 없어지다 보니까 바다에서 수용할 수 있는 탄소는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제주 바다에서 점차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는 보말도 생태계가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는 반증으로 봤다.

박상률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제주의소리
박상률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제주의소리

◇ "해도 너무 한다" 심각한 해양쓰레기 '하루 신용카드 한 장씩 섭취'

기후 위기와는 별개로 심화되는 해양쓰레기 문제 역시 심각하게 다뤄졌다.

강 원장은 "가끔씩 현장시찰을 하면서 직원들하고 얘기하다보면 '10년 전 하고 너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제주 뿐만이 아니라 도서지역의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너무 많이 버린다. 예전에는 종량제 비닐을 들고 다니면서 쓰레기를 갖고 왔는데, 요새는 그런 모습도 많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또 "중국 어선에서 불법 투기하는 쓰레기도 많을 것"이라고 봤다.

강 원장은 "제주 바다에서 수거되는 쓰레기가 약 2만톤 정도 된다. 제도적으로 상당 부분 개선돼야 관광객뿐만이 아니라 어선에서 버려지는 쓰레기, 관광객들이 무인도서라든가 섬에 가서 휴식한 다음 발생하는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는 제도적인 기반이 마련돼야 문제가 차근차근 풀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조명되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와 관련 박 교수는 "미세 플라스틱 발생량이 2010년 보고에 의하면 192개국 육상에서 약 800만톤 정도가 해양으로 배출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미세 플라스틱을 얼마만큼 섭취를 하느냐' 라고 하는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정도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5g 정도의 신용카드 한 장을 섭취하는 현 추세는 2100년에는 일주일에 카드 50장을 섭취할 것이라는 예측에 이른다.

박 교수는 "제주에서 대형 해양동물을 이용해서 사체를 수거해 미세플라스틱이 얼만큼 되느냐 분석했더니 거의 모든 생물에서 다양한 플라스틱이 나왔다. 주로 폴리프로필렌이라고 해서 어망이나 낚시줄, 밧줄  포장재들 만든데서 나왔다"며 "이것들에 의해서 나타난 현상이 생물의 질식, 익사, 더 심각한 건 번식기능의 약화"라고 진단했다.

◇ 해양오염 감시체계 강화-시민사회 적극적 참여 당부

제주 바다가 기후위기와 쓰레기 배출로 인해 경고음을 울려대는 시점에서, 전문가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해양보전 활동 참여를 당부했다.

강 원장은 "도민이나 국민들이 살아오던 생활 패턴은 현재 그대로인데 외부 환경들은 너무 급하게 바뀌고 있기 때문에 변화의 폭을 쫓아가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전반적으로 미리 예측하고 전략을 세워나가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박 교수는 "기후변화에 의해서 제주 바다가 망가진다는 것은 제주도의 입장으로 본다면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데, 이런 생존의 문제에 있어 경제적인 면을 안 따질 수 없다"고 현실을 되돌아봤다.

박 교수는 "최근의 제주로 휴가를 선택한 많은 관광객들의 69%가 '청정 자연환경' 때문에 제주를 선택한다고 답했다. 6조7000억원 정도가 관광수입이라고 한다면 적어도 5조원 정도는 환경에 의해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말은 더 많은 돈을 투자해 환경을 지키는 것이 결코 헛된 게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환경에 대한 감시체계가 보다 타이트하게 만들어져서 후대에 좋은 환경을 물려줄 수 있는 제도를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2030년까지 30% 이상의 해양보호구역을 설정하라고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권고했기 때문에 우리도 여기에 발 맞춰 보존 및 보존에 관련된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지 않는다면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며 "대중을 상대로 할 수 있는 환경교육이 보다 강화돼야 하고, 이런 교육시스템을 통해 환경친화적인 시민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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