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화 제주대 교수, ‘빅데이터 분석’ 통한 경쟁 도시 유치현황 분석

주요 국제 정상회의 개최 경쟁에서 서울과 부산에 밀려 쓴맛을 본 제주도가 20년 만에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유치에 재도전하고 있지만, 정작 행사 유치에 대한 범도민적 관심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부(행정안전부)가 만든 빅데이터 시스템과 주요 포털에 노출된 APEC 관련 주요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경주, 부산, 인천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는 첫 도전이던 18년 전 APEC 개최 역량에 대해서는 검증받은 만큼 APEC 제주 유치를 기원하는 ‘로고와 슬로건’을 개발해 지역주민 누구나 홍보 요원화하는 등 APEC 유치에 ‘진심’이라는 점을 온·오프라인 미디어에 적극 노출시킬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홍성화 제주대학교 마이스(MICE)&복합리조트 연구센터장(관광경영학과 교수)이 최근 행정안전부가 만든 빅데이터 시스템(혜안)을 이용해 2025년 개최 예정인 APEC에 대한 ‘키워드 분석’을 실시한 결과, ‘제주’가 붙은 APEC 키워드는 경쟁 도시인 인천, 경주, 부산과 비교해 언급량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1월부터 5월 31일까지를 분석한 결과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경주가 516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472건)과 인천(379건)이 뒤를 이었다. 제주는 경주의 절반 수준인 260건에 그쳤다. 

이는 APEC에 대한 도민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구글 트렌드는 지역별 관심도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고 있는데, ‘제주’의 경우 7순위 밖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네이버 트렌드에서는 부산 APEC이 지속적으로 검색되고 있는데 비해, 제주를 포함한 다른 지역은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였다.

제주의 경우는 제주포럼 기간에 APEC 관련 키워드 검색이 집중됐다.

지난 3월 14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 제주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 발족식.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지난 3월 14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 제주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 발족식.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MICE 전문가인 홍성화 교수는 “18년 전인 2005년 제주는 이미 APEC 개최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었다”며 “18년이 지난 지금  제주는 국제행사를 유치하기 위한 역량이 더욱 발전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가 APEC 유치에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주려면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라며 “APEC 제주 유치를 기원하는 로고와 슬로건을 개발해 지역주민 누구나 행사 유치 열망을 담을 수 있도록 동기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서광용 박사(관광학)도 “APEC 2025 제주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를 조직하며 도민의 유치 열망을 끌어내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그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유치를 위해서는 더욱 특별한 노력과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태평양 연안국가들의 경제성장과 번영을 목표로 설립된 APEC은 총 21개 회원국이 모이는 연례회의로, 2005년 부산에서 개최된 이후 20년 만인 2025년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제주를 비롯한 인천, 부산, 경주 등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는 2020년 11월 일자리경제통상국장(현 경제활력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제주유치 추진준비단을 구성하고 단계별 내부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국회, 제주도의회, 경제, 문화, 관광, 체육, 언론,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위원 1000여 명이 참여한 ‘2025 APEC 정상회의 제주 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를 발족, 본격적인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