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수’ 도전하는 민관협력의원, 오는 14일까지 ‘온비드’ 입찰
의료취약지 불편 해소 목적 ‘365일-밤 10시’ 진료 조건 유지

의료취약지 주민 의료불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도 중인 전국 최초 민관협력의원 운영자 모집이 세 차례나 좌절된 가운데 서귀포시가 네 번째 공고를 냈다.

서귀포시는 4일 오후 ‘서귀포시 365 민관협력의원 사용허가 입찰공고’를 내고 대정읍 상모리 민관협력의원을 운영할 의사 모집에 나섰다. 

아무도 응찰하지 않아 유찰된 1~3차 공고와 달리 이번 4차 공고에서는 사용허가 조건이 다소 완화됐다. 유찰된 원인을 분석한 서귀포시와 민관협력의원 협의체가 조건을 손본 것이다.

기존에는 내과나 가정의학과, 응급의학과 전문의 소지자 중 1명을 포함한 의사 2~3명으로 구성된 팀을 꾸려야 했다. 그러나 이번 4차 공고에서는 ‘전문의 자격을 가진 의사’로 조건이 완화돼 팀을 꾸리지 않고 대표 의사 1명으로도 민관협력의원을 개원할 수 있게 됐다.

밤 10시까지 병원을 운영하고 건강검진 기관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의사 2~3인이 필요하지만, 계약 시점에 맞춰 당장 조건을 채우기 힘들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준 것이다.

다만, 민관협력의원의 기본 취지를 벗어나지 않도록 ‘365일 휴일·야간 22시까지 진료(단, 개원 후 3개월간 유예)’, ‘건강검진 기관 지정(단, 개원 후 6개월간 유예)’ 등 조건은 그대로다.

4차 공고에 이르기까지 민관협력의원 사용허가 조건은 꾸준히 완화돼왔다. 최초 공고 당시에는 조건을 유예할 수 있는 조항조차 없었지만 계속된 유찰에 조건이 완화됐다. 

이번 공고 입찰은 전자자산처분시스템(온비드)을 통한 일반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입찰 기간은 오는 14일 오후 6시까지다. 개찰은 16일 오전 10시에 이뤄진다.

만약 입찰자가 나타날 경우 ‘낙찰일로부터 10일 이내 계약’ 조건에 따라 이달 내 계약이 이뤄져 ‘의사 모집’이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게 된다. 지난 2월 15일 공고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이후 절차는 큰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주민들이 많은 시간을 들여 이동하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빠르게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민관협력의원은 오영훈 도정의 핵심 정책인 ‘15분 도시’와도 연결돼 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지난해 10월 ‘15분 도시’ 개념을 고안한 프랑스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를 만난 자리에서 “제주에서 추진 중인 민관협력의원 등이 15분 도시 실현과 연계돼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관련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십 차례에 걸쳐 의사들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며 “조건을 완화하면서 이번에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최초,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부분이라 관심을 보인 의사들이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365일 밤 10시까지 운영해 의료취약지 주민들의 의료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기본 취지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곳에 지어진 민관협력약국의 경우 지난 3월 6일 개찰 당시 낙찰자가 나타나 계약이 이뤄진 상태다. 약 5개월간 약국 문을 열지 못하고 있지만, 해당 약사는 다행히도 의원이 개설될 때까지 차분히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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