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15분 도시' 창시자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사진 오른쪽)가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갖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
9일 '15분 도시' 창시자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사진 오른쪽)가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갖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

'15분 도시' 개념을 창시한 프랑스 학자가 제주를 찾아 15분 도시 제주 실현 가능성에 기대를 표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9일 '15분 도시' 개념을 고안한 프랑스 카를로스 모레노(Carlos Moreno) 교수가 제주를 찾아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1시간여에 걸쳐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15분 도시'란 단어 그대로 15분 이내에 이동이 가능한 범위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정하고, 주민들이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교육, 의료, 공원, 문화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모레노 교수가 처음 제창한 뒤 2020년 프랑스 파리의 안 이달고(Anne Hidalgo) 시장이 '내일의 도시 파리' 정책 공약으로 도입하면서 구체화됐다.

'15분 도시'는 도시생활의 관점을 건물 위주의 시스템에서 사람 위주의 환경을 고려한 삶으로 바꾸는 것에 핵심이 있다. 철학적·생태적 관점에서 인간의 개인적 삶의 욕구를 15분 내에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다만, 제주의 경우 국내 다른 도시와 다르게 면적이 상당히 넓어 모든 읍면지역에서 15분 내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지에 대한 고민이 뒤따른다. 접근성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모레노 교수는 "15분 도시는 사람을 중심으로 평등과 연대성, 근접성을 추구한다"며 "사회적 연결을 통해 노인, 여성, 아이 등 취약계층이 도시생활에서 소외되지 않고 활발하게 참여하는 것을 지향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모레노 교수는 "코로나로 행동 반경이 좁아졌지만 파리에서는 15분 도시를 통해 도시공간의 사회적 가치를 회복하고 시민참여를 이끌어내 도시의 활력을 다시 일으키고자 했다"며 "도시 인프라를 재편성하는 근접성은 15분 도시의 핵심으로 주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탄소중립과 도시의 균형발전에도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9일 '15분 도시' 창시자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사진 오른쪽)가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갖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br>
9일 '15분 도시' 창시자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사진 오른쪽)가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갖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

오영훈 지사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시된 '콤팩트 도시'를 통해 15분 도시를 구상하게 됐다"며 "속도와 성장을 중요시하는 대한민국에서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과 환경 등을 위해 사람 중심 도시를 어떻게 설계하고 비전을 만들어나갈지 목표를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이어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사회에서 2030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서울 직장인이 제주에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일과 휴가를 함께 누리는 생활이 가능해지면서 15분 도시의 초석을 더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화답했다.

모레노 교수는 제주의 '15분 도시' 실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목욕탕이나 여관을 갤러리로 개조한 제주의 도시재생 사례를 보면서 근접성을 키우는 다양한 공공서비스와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관광과 경제를 더욱 활성화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면서 "제주에서는 15분 도시의 상상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레노 교수는 "6대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찰 가능한 시스템을 통해 불편함을 감지하고 새로운 전환의 기회를 마련해낼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어떤 도시를 만들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경제주체, 도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진행되는 논의에 참여하고 다양한 교류협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오 지사는 제주에서 추진중인 민관협력의원 및 워케이션 등이 15분 도시 실현과 연계돼 있다는 점을 소개하면서, "다양한 제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제주도는 15분 도시 실현을 위해 대학 교수와 국토연구원 등 전문가들이 참여한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관련 용역을 발주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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