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제주를 지키는 방법] (3) 제주에 모인 제로웨이스트 활동가들

탄소중립이 국가적 비전이 되고 제로웨이스트 운동에 동참이 요구되는 기후위기 시대. 제주의소리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일상 속 실천, 시도와 실험으로 대안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려 합니다.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행동과 아이디어들이 지닌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작은 변화까지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편집자 주

22일과 23일 제주시 원도심 일대에서 열린 제로웨이스트 활동가 워크숍 ‘당신은 지구별 여행자입니다’. ⓒ제주의소리
22일과 23일 제주시 원도심 일대에서 열린 제로웨이스트 활동가 워크숍 ‘당신은 지구별 여행자입니다’. ⓒ제주의소리

부산, 부천, 광주, 경주,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제로웨이스트 활동가 10팀이 제주시 원도심에 모였다.

22일과 23일 제주시 대동호텔 비아아트와 원도심 일대에서 진행된 워크숍 ‘당신은 지구별 여행자입니다’는 원도심 100년을 돌아보고 이후 100년의 삶을 고민하는 ‘원도심에서 상상하다-제주환상’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들은 버려진 재료를 재활용하거나, 쉽게 분해되는 소재를 사용한 제품 또는 일회용품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적 용품을 판매한다. 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하고 비건식을 제공하며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환경에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실천의 전도사 역할을 한다. 

환경적 관심이 전국적으로 높아지고 제로웨이스트 문화가 확산되는 것 같지만 맞닥뜨린 현실은 버겁다. 2021년과 2022년 1년 사이 20% 가량의 제로웨이스트 가게가 문을 닫았다는 통계도 있다. 이날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지쳐있다”, “외롭다”는 솔직한 얘기가 나왔다.

22일과 23일 제주시 원도심 일대에서 열린 제로웨이스트 활동가 워크숍 ‘당신은 지구별 여행자입니다’. ⓒ제주의소리
22일과 23일 제주시 원도심 일대에서 열린 제로웨이스트 활동가 워크숍 ‘당신은 지구별 여행자입니다’. ⓒ제주의소리

이번 워크숍의 문제의식은 “사명감으로 이어가고는 있지만 지쳐 쓰러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에서 시작됐다.

다양한 협력 방안이 나왔고 생산과 공동구매를 가능해 만드는 제로웨이스트 공동브랜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연결을 통해 생태계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보자는 뜻이다. 앞으로 이들의 움직임이 만들어낼 변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부산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는 환경공동체이자 제로웨이스트 매장인 에코 올리베또를 운영 중인데 이곳은 ‘지구는 인류 공동의 집’이라는 2015년 반포된 사회교리에 발맞춰 지구를 지키려는 노력이 담겨있다. 베리따스 수녀는 “서로 연대를 통해 힘을 모아서 나아가자는 마음에 공감했고 그 의지에 감동했다”며 “부족함 안에서도 서로 놓치지 않고 지구를 살리는데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천에서 교육공동체로 시작해 제로웨이스트 가게 ‘산제로’ 상점을 낸 산제로협동조합의 이하경 이사장은 “제로웨이스트 생태계를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연대하면서 함께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함을 위한 행보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과 23일 제주시 원도심 일대에서 열린 제로웨이스트 활동가 워크숍 ‘당신은 지구별 여행자입니다’. 참가자들은 이들은 원도심을 함께 거닐며 제주의 이야기를 듣고, 각자 준비해 온 용기와 컵으로 비건식을 즐겼다. 제주 출신 무형문화재 매듭이수자인 이지연 선생으로부터 직접 전통 매듭을 함께 만들어보며 연대의 마음을 나눴다. 사진은 원도심 한 호텔에 마련된 제로웨이스트 팝업을 방문한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22일과 23일 제주시 원도심 일대에서 열린 제로웨이스트 활동가 워크숍 ‘당신은 지구별 여행자입니다’. 참가자들은 이들은 원도심을 함께 거닐며 제주의 이야기를 듣고, 각자 준비해 온 용기와 컵으로 비건식을 즐겼다. 제주 출신 무형문화재 매듭이수자인 이지연 선생으로부터 직접 전통 매듭을 함께 만들어보며 연대의 마음을 나눴다. 사진은 원도심 한 호텔에 마련된 제로웨이스트 팝업을 방문한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또 “관광지인 제주가 친환경 도시로 가려는 노력들이 보여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응원하고 싶다”며 “제주에서 진행중인 다양한 프로젝트가 선례로 남아서 또 다른 길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경미 함께하는그날협동조합 대표는 “작은 가게와 활동가들이 혼자서는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된 시점에 같이 모이면 시너지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우리의 원심력을 키워서 연대를 시작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최소주문수량과 같은 장벽이나 현행 유통구조는 작은 가게들이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공동 브랜드 등 협력을 통해 단가를 낮추고 제로웨이스트 생활을 더 보편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로 웨이스트
쓰레기 배출을 ‘0(제로)’에 가깝게 최소화하자는 것으로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폐기물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리필 스테이션
비어 있는 그릇에 내용물을 다시 채워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 혹은 기계를 말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