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교실 안팎에서 극심한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을 두고, 학교장을 비롯한 선배 교사들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일갈이 제주도의회에서 나왔다.

19일 열린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이남근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최근 교사 대상 갑질과 성희롱 논란이 제기된 제주 모 고등학교 A 교장에 대해 언급했다. (관련 기사 : “성희롱 가해자가 오히려 피해자 경찰 고소...김광수 교육감, 왜 교사 보호 안하나”)

이남근 의원은 “연-병가 사용 자제, 교권보호위원회 결정 사항 변경 요구, 교사 복장·두발 지도, 학생 생활기록부 개입 등이 제기됐다. 일부는 정말 큰일 날 내용”이라면서 “지금 이 내용은 해당 학교 교사들이 직접 국민신문고와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이 아주 중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은 지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진행해야 된다고 하는데, 이런 경우는 더 세밀하고 강력한 적극 행정이 필요한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오경규 교육국장은 “현재 감사관실에서 감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자세히 말씀 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남근 의원은 “제주도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교권 보호 대책을 보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시쳇말로 학교 교장, 교감 선생님들이 자기 새끼들 보호하는 식의 역할을 했다면,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는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감히 말씀 드려본다”고 밝혔다.

이어서 “지난 1년 동안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동안 현장에 있는 교장 선생님들을 보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 교장이란 지위에 올라가면 더 이상 올라갈 자리가 없기 때문인지, 아니면 당신들을 평가할 시스템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교육자로서의 사명감보다는 교장이라는 자리에 안주하는 모습을 저 개인적으로 느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남근 의원은 “우리 교육위원회에 계신 의원님들 대부분 교육 현장에서 오래 근무하셨고 여러 경험도 했을 뿐만 아니라 대단한 능력이 있으신 분들이다. 그에 비하면 저는 생각이 짧다. 생중계를 보는 교장 선생님 가운데는 저에게 ‘쓸데없는 소리’라고 말할지 모른다”고 자세를 낮추면서 “당신이 초임 교사 시절 가지고 있던 사명감은 사라지고, 화려한 교장 명패만 남은 건 아닌지, 이런 모습 때문에 후배 교사들이 마음 아파하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고 직구를 던졌다.

이남근 의원은 멈추지 않고 “교장이라는 자리에 갔을 때 후배 교사에게 뭔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는지 고민해야 하지 않나. 그렇다면 교육활동 보호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고 시스템의 문제도 아니고 법적인 문제도 아닐 수 있지 않을까”라고 곱씹었다. 

그러면서 “진짜 문제를 일으키는 소수의 학생들 만큼이나 일선에 있는 교장 선생님들이 한 번 더, 한 분만 더 후배들을 생각해주시고 제자들을 생각해주신다면 교육활동 문제 해결에 더 다가가리라 본다”면서 “주제 넘는 이야기를 남겼다”고 끝맺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