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제주 영세관광사업체 성별 노동실태와 정책방안’ 보고서

제주지역 영세관광사업체 종사자들의 직무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원장 문순덕)은 16일 제주지역 영세관광사업체의 현재 상황과 그 사업체에 종사하고 있는 종사자의 성별 노동실태를 분석한 ‘제주지역 영세관광사업체의 성별 노동실태와 정책 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제주의 관광산업은 산업 특화도가 매우 높아 지역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대면접촉 사업체가 많아 외부 환경변화에 민감한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노동시장의 타격은 여성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대면 서비스업종에 집중됐으며 그 충격의 앙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노동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에는 제주지역 영세관광사업체 종사자 416명(여성 250명, 남성 166명)을 대상으로 한국인 직무스트레스 측정도구를 활용해 △직무스트레스 △감정노동 △폭력 경험 등을 측정한 설문조사 결과가 담겼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영세관광사업체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의 직무스트레스, 감정노동, 폭력 경험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직무스트레스 총점은 남녀 모두 정상 상태로 평가됐지만, 직무요구, 직무자율, 관계갈등, 직무불안정, 조직체계, 보상부적절, 직장문화 등 7개 직무스트레스 영역 중 직무자율 영역과 관계갈등 영역은 남녀 모두 표준점수 상위 50% 수준의 경계상태로 평가됐다.

직무불안정 영역에서는 여성이 표준점수 상위 50% 수준의 경계상태로 진입해 직무불안정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강화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이나 징후가 뚜렷하지 않더라도 직무자율성 확대 및 구성원 간 갈등 감소를 통한 관계증진 등 근로자들의 직무스트레스 대처능력 향상 방안을 강구할 필요성을 드러냈다.

감정노동 평가 결과에서는 감정규제, 감정부조화, 조직모니터링, 감정노동보호체계 등 4개 영역 가운데 감정부조화 영역은 남성, 감정노동보호체계는 여성과 남성 모두 위험범주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정부조화 영역은 위험범주인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도 위험경계에 가까운 정상 범주여서 고객응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근로자들의 정서적 손상이나 감정적 어려움을 줄일 수 있도록 감정노동의 강도 또는 빈도를 줄이고 근로자의 감정노동에 대한 대처능력을 키워주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감정노동보호체계 영역은 남녀 모두 위험범주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나 고객응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조직 차원의 관리방안을 강화하여 근로 환경을 개선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폭력경험 평가 결과에 따르면, 여성은 고객이나 직장 내의 정신적·성적 폭력과 신체적 폭행 경험 모두 위험 수준이며, 남성 역시 직장 내 정신적·성적 폭력과 신체적 폭행이 위험 수준으로 나타나 남녀 모두 폭력 노출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조사·분석 결과를 토대로 △영세관광사업체의 영세성 가속 방지 △영세관광사업체 종사자의 근로조건 개선 △영세관광사업체 종사자 보호 체계 강화 △기후위기 대비 제주 관광산업 대응체계 구축 필요 등을 정책적 시사점으로 제시했다.

문순덕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원장은 “제주지역 영세관광사업체 종사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사업체의 영세성에 기인하는 측면도 있는 만큼 이번 보고서가 종사자와 사업주의 상생과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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