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도정이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을 도지사가 임명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5.18재단과 부마항쟁재단 등 과거사 기념재단들이 '4.3평화재단 정치화'를 우려하고 나섰다.

한국의 대표 과거사 기념재단 대표자들은 11월16일 공동성명을 내고 제주도의 일방통행 제주4.3평화재단 정치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성명에는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 이행봉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정구도 (사)노근리국제평화재단 이사장, 최갑순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과거사 관련단체들은 4.3을 비롯한 과거사와 관련 기념사업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거나 정치적 이해에 의해 휘둘리는 것을 경계한다"며 "최근 4.3평화재단을 둘러싸고 제주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표명했다.

이들은 "제주4.3이야말로 과거사 해결에 있어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며 "오랜 세월 침묵을 강요당해 온 비극적인 역사에 대해 4.3유족과 제주도민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향한 간절한 염원과 희생적 투쟁, 전국의 양심인사들의 지원을 통해 오늘의 결과에 이른 데 대해 박수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과거사 관련 단체들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거나 정파적 이해에 휘둘리는 것을 가장 경계해 왔다"며 "제주도가 조례를 개정해 4.3평화재단 이사장과 이사들을 도지사가 임명하도록 하려는 것은 과거사 단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 왜곡 시도가 끊임없이 자행되는 현실을 직시해 온 우리는 과거사 해결의 맏형에 해당되는 제주4.3이 정치상황의 변화나 도지사 선거 결과에 따라 좌우되는 모습을 보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들은 "제주도는 전국 과거사 단체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4.3평화재단을 지도감독 대상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과거사 해결의 세계적 모델로 잡을 수 있도록 협력하고 지원하는 것이 제주4.3을 대한민국의 역사에 우뚝 세우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