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구 의원
정민구 의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가 제주도교육청가 편성한 2024년도 예산안 1조6000억원 중 582억원을 삭감, 기금으로 돌린 가운데 김광수 교육감이 도의회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삭감된 예산 중에는 AI교육 기반 예산 200억원이 포함됐다. 교육부가 반드시 편성하라고 한 예산이지만 소통 부족으로 17개 시도교육청 중 제주도만 유일하게 삭감된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양용만)는 30일 제422회 2차 정례회 회기 중 4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교육청 예산안 심사를 진행했다.

2024년 제주도교육청 예산 규모는 1조6000억원이다. 제주도 7조2000억원에 비해 20% 수준이다. 하지만 상임위 계수조정을 통해 제주도 예산은 480억원 삭감됐지만 제주도교육청 예산은 582억원이나 삭감됐다.

주요삭감 사업은 교육환경개선 145억원, 학생용 스마트기기 지원 92억원, 학교유무선 인프라 구축 89억원, 학교운영기본경비 통합사업 32억원 등이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삼도1.2동)은 "교육청 예산이 1조6000억원 정도 되는데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이 582억원"이라며 "요즘 교육감은 무얼 하시느냐. 교육감은 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삭감액이 이 정도가 될 때까지 교육감이 놔두면 되느냐"며 "가장 안정적이어야 할 교육기관 예산이 안정적이지 못하다"고 직격했다.

이에 오순문 부교육감은 "나름대로 교육청에서 노력했지만 진정성이 잘 전달되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아쉽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 의원은 "행사장에 가보면 교육감이 안가는 곳이 없을 정도로 부지런하다"며 "하지만 예산에 대해서는 너무 소홀한 것 같다. 582억원이 삭감됐는데 교육감은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이냐"고 타박했다.

정 의원은 "582억원이 삭감되자 교육청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내년 5월 추경을 통해 다시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제가 깜짝 놀랐다"며 "내년 4월10일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추경 요건이 발생하더라도 상반기에는 추경을 할 수 없다. 교육청이 정무적 감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너무 무책임하다. 우리 아이들이 전국적인 방향에서 뒤진다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부교육감도 "5월 추경은 시기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답변했다.

정 의원은 "교육부는 AI 디지털 교과서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서 전국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제주도교육청도 예산을 편성했을 것인데, 다 삭감됐다. 이 책임 누가 질 것이냐. 의회 탓을 하면 안된다. 집행부인 교육청이 제대로 설명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교육감은 이에 대해서 뭐라고 하느냐. 대한민국 교육 정책 흐름에 제주도가 지금 승선하지 못하게 돼 있다"며 "교육감은 그 책임 없느냐"고 따졌다. 

오 부교육감은 "교육감도 굉장히 안타까워 하고 있다. AI 교과서와 관련한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하고, 초등 3~4학년 AI 교육을 위한 태블릿PC 보급 예산이 약 200억원 정도 되는데, 이 예산이 17개 시도교육청 중에서 제주도만 삭감됐다는 말이 전국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오 부교육감은 또 "교육부에서가 내년 3월에 AI 교과서 영수 정보 과목에 대해 도입하라고 일정이 딱 정해져 있다"며 "가급적 본예산에 반영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정 의원은 "그렇게 중요한 예산이고 앞으로 학생들이 나아갈 방향이었다라면 상임위에서 삭감되도록 놔두면 안됐다"며 "교육위원회를 설득하지 못할 정도로 교육청이 논리 개발을 못했다. 모든 책임은 교육감이 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을)도 "교육청에서 의회를 설득해야 하는데 충분한 설득이 안되고 있다"며 "교육감이 직접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제주지역 자산 격차가 전국에서 가장 심한데, 지금 교육 격차까지도 벌어지고 있다"며 "교육청이 더 분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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