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사업비 조정 위한 협의 취소
공원시설내 공공시설 협상 ‘난항’

제주오등봉공원 민간특례 개발사업을 위한 공동사업시행자 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급기야 제주시장이 예정된 협의 일정마저 취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15일 제주시에 따르면 당초 강병삼 제주시장과 공동사업시행자인 오등봉아트파크(주)가 어제(14일) 사업비 조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돌연 일정이 취소됐다.

양측은 지난 3차례 사전 협의 과정에서 협약서 변경을 위한 조율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협상안을 마련했지만 강 시장이 심도 있는 논의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협의가 끝난 중부공원의 사례에 비춰 사업자 수익률 조정에는 큰 이견이 없다. 애초 오등봉아트파크가 약속 받은 수익률은 8.91%, 약 806억원 상당이다.

다만 총사업비가 대폭 오르면서 수익률 비례한 수익금도 덩달아 늘게 됐다. 이에 중부공원은 기존 수익금을 보전하는 대신 수익률을 낮추는 방식으로 합의에 성공했다.

양측의 의견이 충돌하는 지점은 공원조성비다. 제주시는 애초 약속한 음악당과 도서관 등 공공성이 높은 공원시설이 예정대로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오등봉아트파크는 공원시설 계획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사업비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공원조성비 비율을 낮추는 만큼 분양가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등봉아트파크가 분양가를 낮추려는 이유는 미분양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에 공원조성비 증가는 아파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강 시장의 협의 불참 통보는 공공시설 확보에 대한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 상승을 일부 감수해서라도 공공성을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2023년 말 기준 제주지역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2474만원이다. 중부공원의 제일 풍경채 아파트의 경우 이보다 낮은 3.3㎡당 2425만원으로 정해졌다.

오등봉공원은 3.3㎡당 최소 2500만원 이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측의 협상 결과에 따라 분양가격이 평균을 크게 상회할 수도 있다.

양측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5월 전후로 전망된 분양 일정도 늦춰지게 됐다. 오등봉아트파크는 협약서 변경 지연에 따른 대주단 설득과 이자 비용 증가를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 관계자는 “어제 협상이 예정돼 있었지만 내부적 판단으로 일정을 취소했다”며 “여러 사안에 대해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실무 협상은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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