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1시께 찾은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1호관이 개강일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제주의소리
18일 오전 11시께 찾은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1호관이 개강일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제주의소리

[기사 보강=18일 오후 4시28분]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한 의료계 집단 행동 움직임이 의과대학까지 번졌다. 제주 유일의 의과대학인 제주대학교 의대 재학생들도 무더기로 휴학계를 제출하면서 동맹 휴학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18일 오전 11시께 찾은 제주대 의과대학 1호관. 개강 첫 날을 맞아 활기 띠어야 할 캠퍼스는 썰렁함을 넘어 적막함마저 맴돌았다.

학생들로 가득해야 할 강의실은 불 꺼진 채 굳게 문이 잠겨있었고, 어두운 복도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대학원생과 학교 관계자가 대부분으로, 의대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학생회실, 강당도 불이 꺼진 채 인적이 없는 모습이었다. 각종 행사 안내문으로 가득해야 할 학과 게시판도 텅텅 비어있었다.

이날 유일하게 수업이 진행되고 있던 강의실에는 교수 1명과 의대생 2명이 전부였다.

취재진이 새학기 분위기를 묻자, 교수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기 때문에 수업을 듣는 학생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출석한 의대생에게도 학과 분위기를 물었으나, 황급히 자리를 떠 아무런 이야기를 들어볼 수 없었다.

18일 오전 11시께 찾은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1호관이 개강일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제주의소리
18일 오전 11시께 찾은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1호관이 개강일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제주의소리

제주대 의대는 애초 지난달 19일 개강 예정이었으나, 의대생들의 휴학 신청이 빗발치면서 두 번의 연기 끝에 이날 개강했다. 그럼에도 무더기 휴학을 막을 수는 없었다.

제주대에 따르면 의대 재학생 248명 가운데 총 191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대 등 5명을 제외하면 총 186명(75%)이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동맹휴학에 동참했다.

다만, 휴학계를 제출하더라도 지도교수, 학부모 서명 등 학칙 요건에 맞는 절차를 거쳐야만 ‘유효 휴학’으로 인정된다. 제주대 의대는 이달 29일까지 휴학 신청 기간으로, 현재 휴학계를 제출한 재학생에 대해 지도교수들의 개별 상담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에 따라 제주대 의대 정원은 현 40명에서 최소 66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제주대는 60명을 늘린 총 100명으로 의대 정원 증원을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18일 오전 11시께 찾은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1호관 ⓒ제주의소리
18일 오전 11시께 찾은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1호관 ⓒ제주의소리

한편,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 움직임까지 감지되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5일 2차 총회를 열어 제주대를 비롯해 20개 의대 교수 중 16개 의대 교수가 사직서 제출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4개는 내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동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제주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을 위해 극한의 대립을 풀어야 한다. 정부는 일방적인 정책 진행을 중단해 적정한 의대 입학 정원 증원에 대해 의료계와 재논의해야 한다”며 “단체 사직서 제출 등 말이 나오지만, 당장 결정될 사안은 아니다. 사직서 제출의 경우 환자 곁을 떠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부 정책에 대한 분노 표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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