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지사 “시장 4년이면 다 할 수 있는 기간”…‘교체’ 시사
선거체제냐? 과도기 체제냐? ‘고심’…‘강택상 카드’ 부상

▲ 지난 2006년 5.31지방선거에서 김태환-김영훈 러닝메이트 체제로 승리한 후 환호하던 모습. ⓒ제주의소리
김태환 제주도지사와 러닝메이트로 나와 행정시장 임기 2년을 다 채운 김영훈 제주시장 후임에 누가 발탁되느냐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태환 제주지사가 11일 “오늘 김 시장과 만나겠다”고 말해 사실상 김 지사가 결심을 굳힌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이날 오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영훈) 시장이 4년을 한 것 아니냐. 시장으로 4년이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수 있는 시기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로 훌륭하게 시정을 잘 이끌어주셨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유임’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 지사는 또 “내일(12일) 정도에 (제주시장 임명문제와 관련해) 얘기를 하겠다”고 말해 12일 중에 제주시장 임명 문제에 대한 방침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 누가 물망에 오르나?…김한욱·고계추·고두배·한성율·문창래·강택상, 그리고 누구?

공직사회에서는 제주시장 교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김 시장 유임 카드를 버리게 되면 제주도는 곧바로 개방형 임용에 따른 공개모집 공고 등의 행정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개방형 임용에는 공직 내·외부 인사 모두 응모할 수 있다. 다만 공무원의 경우는 2급(이사관) 상당 3년 이상 근무 또는 3급(부이사관) 상당 5년 이상 근무자여야 한다. 민간인의 경우는 박사학위를 갖고 있거나 연구경력 10년 이상, 관광·복지 등 관련분야 6년 이상 근무자가 이에 해당된다. 개방형으로 임용되면 최소 2년에서 최장 5년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개방형 임용 대상으로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사로는 김한욱 전 행정부지사, 고계추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고두배 전 제주도 농수축산국장, 한성율 제주도체육회 부회장, 문창래 제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등이다.

현역에서는 강택상 경영기획실장 정도다. 강 실장은 50년생으로 올 연말이면 공로연수 대상이다.

2차례 개방형 임용 공고에도 불구하고, 적격자가 없을 경우에는 공직 내부에서 발탁할 수 있다. 이 경우도 대상은 개방형 임용 대상과 같다.

다만 임기는 ‘1년 이상’으로만 규정되어 있어 임면권자의 입장에서는 선택폭이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 2년 후 염두에 둔 선거체제냐? 과도체제냐? 이것이 문제로다!

이번 제주시장 임명문제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2년 후 제주도지사 선거를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선거를 염두에 둔 선거체제 굳히기로 들어가느냐, 아니면 1년 정도는 과도기 체제로 가느냐가 초미의 관심거리다.

과도기 체제로 간다면 김 지사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많아지게 된다.

하지만 선거체제로 간다면 제주시 서부지역 출신을 낙점할 가능성이 높다. 선거 전략상 안방은 든든히 틀어막고, 가장 약한 고리를 뚫을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선거를 위한 ‘자기사람 심기’라는 비판을 감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 때문에 최악의 카드패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은 ‘충성도’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도청 내부에서는 올 연말 공로연수로 현직에서 물러나는 강택상 실장이 김영훈 시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렇다고 임기 2년을 다 채워줄 것 같지는 않다. 내부 발탁의 경우 임기 1년만 채우고 새로운 인물로 교체할 수도 있는 만큼 충성도 여부가 임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도청 내부에서는 임기 1년씩의 ‘1+1’ 시장 임명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후반기 임기 1년을 채울 시장에는 선거에 ‘몸 바칠’ 수 있는 충성파가 중용될 가능성 높다. 제주시 서부지역(한경) 출신인 도청 K국장과 교육 파견 중인 P국장이 유력하다.

물론 애월읍 출신인 강택상 실장도 하기 나름에 따라 임기를 연장할 수도 있다.

11일 밤 김영훈 제주시장과 회동을 갖는 김태환 제주지사가 어떤 구상을 내놓을 지 제주 공직사회는 물론 도민의 눈과 귀가 김 지사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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