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2년後 지방선거 염두…애월-제주일고 출신 최대장점
姜시장, 도지사 눈치보다 41만 시민 먼저 ‘섬기는’ 소신 필요

▲ 강택상 제주시장 임용예정자.
개방형으로 임용되는 후임 제주시장에 현직 공무원인 강택상 제주도 경영기획실장이 김태환 제주지사로부터 ‘낙점’을 받았다.

제주시행정시장 선발시험위원회가 공개모집에 참여한 8명 가운데 서류심사와 면접시험 등을 거쳐 한번 걸러내긴 했지만 최종 선택은 역시 김태환 제주지사의 몫이었다.

그렇다면 김태환 제주지사는 왜 ‘강택상 카드’를 뽑았을까.

이번 제주시장 임명문제가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2년 후 지방선거와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지사가 ‘3선’에 도전할 요량이라면 선거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애초부터 공개모집을 하더라도 결국에는 제주시 서부지역 출신인사가 ‘낙점’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던 이유다. 선거 전략상 자기 안방은 튼튼히 틀어막고, 가장 약한 고리를 뚫을 수 있는 유력한 카드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상은 그대로 적중됐다.

제주시장 임용예정자로 선정된 강택상 제주도 경영기획실장은 김태환 제주지사의 약점을 두루 커버할 수 있는 장점들을 많이 갖고 있다.

우선 출신지역이 그렇다. 강 실장은 제주시 애월읍(봉성) 출신이다. 구좌 출신인 김 지사로서는 도지사선거 때 제주시 서부지역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실제 지난 2006년 5.31지방선거 때 김 지사는 제주시·북제주군 26개 읍면동(제주시 19, 북군 7) 중에서 6개 읍면동에서 상대 후보에 패했다. 이들 6곳 모두가 공교롭게도 제주시 서부지역(삼도1·2, 연동, 노형동, 한림읍, 한경면)이었다. 김 지사가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제주시 서부지역 출신 시장을 임명해야 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을 터다.

게다가 강 실장은 지역 명문고인 제주일고(12회) 출신이다. 제주지역 선거의 특징상 혈연·지연과 함께 막강파워를 행사하는 것이 동문의 힘, 바로 학연이다. 제주지역에서 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은 김 지사 입장에서는 제주일고 출신 강 실장은 ‘플러스’ 요인임에 분명하다.

물론 강택상 임용예정자 본인의 경쟁력, 상품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지방이사관(2급)까지 올라 제주도의회 사무처장을 비롯해 제주도 경영기획실장을 2차례나 역임, 제주출신 공직자로서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셈이다. 게다가 친화력도 뛰어나 ‘민원해결사’로서의 제주시장 역할도 잘 해낼 것이란 기대감도 깔려 있다.

출발 선상에 선 강 임용예정자가 ‘선거용 시장’이란 꼬리표를 달고 출발은 하지만 역대 민선·행정시장들보다 낫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도지사의 눈치보다 시민들을 먼저 ‘섬기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41만 제주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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