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안연구공동체 발족…진보의 눈으로 제주미래 대안모색
해군기지·영리병원·카지노 ‘반대’천명…제발연과 정책경쟁 ‘주목’

▲ 5일 발족한 ㈔제주대안연구공동체가 진보적인 시각에서 제주사회의 정책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혀 향후 활약상이 기대된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진보적인 시각에서 제주사회의 정책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대안연구공동체가 창립, 활약 여부가 주목된다.

㈔제주대안연구공동체(이사장 김재선, 연구원장 김현돈) 창립식이 7월5일 오후 2시 농협제주지역본부에서 진행됐다.

이날 김현돈 연구원장(제주대 교수)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제주특별자치도로 옷을 바꿔 입은 지 2년이 지났지만 이념은 없고, 방향은 표류하고 있다”면서 “제주도정은 도민의 이목을 끌고 있는 지역현안에 대해 갈등을 수습하고 치유하기 보다는 오히려 갈등을 확대 조장하고 있다”고 김태환 제주도정에 직격탄을 날렸다.

▲ 김현돈 연구원장.ⓒ제주의소리
김 원장은 이어 “세계평화의 섬을 지정한 기본취지와 군사기지 건설은 그 개념상 양립할 수 없음에도 김태환 제주도정은 강정 해군기지를 강행하고 있다”면서 “4.3이 남긴 비극의 상처를 올곧게 치유하고, 분쟁과 폭력이 항구적으로 종식된 평화의 섬을 지향하기 위해선 군사기지 건설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해 제주해군기지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에 불거져 나온 영리병원, 초·중등 국제학교 설립, 내국인카지노 추진도 도민사회의 공공성을 저버리고 제주도를 국내외 투기자본의 각축장으로 만들겠다는 저급한 생각”이라고 일축한 뒤 “지역의 공익성이나 전통적 가치는 안중에도 없고, 돈이 되는 것이면 뭐든 유치하려는 발상 속에 자본의 천민적 이해와 결탁한 정신의 황폐함이 엿보인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제주지역이 당면하고 있는 이러한 현안에 대해 도민주체의 입장에서 진보적 시각을 견지하면서 학계와 분야별 전문 연구자들의 역량을 결집, 제주의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소통과 연대의 기조 위에서 미래의 정책대안을 제시해나가겠다”면서 “청정하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사람이 사람다움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도 이날 창립선언문을 통해 “제주특별자치도 핵심과제로 ‘규제 자유화’가 추진되면서, 풀뿌리 자치 권한과 참여의 공간이 줄어들고, 제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주체적 의사 결정의 권리는 점차 그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면서 “위기의 땅 제주는 역사와 문화의 마당에 건강한 환경과 평화가 살아있고, 땀 흘려 일하는 노동의 가치가 존중 받는 기회의 땅 제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주대안연구공동체는 창립식을 계기로 ▷제주사회 총체적 대안마련을 위한 정책연구 ▷ 제주사회 각 분야별 대안 정책마련을 위한 공동연구 ▷학술강연회, 토론회, 심포지엄 개최 ▷국내․외 시민사회단체, 민중단체와의 교류 및 실천사업 등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이날 출범한 제주대안연구공동체가 당면한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비롯해 영리병원·학교 설립, 내국인카지노 유치,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등 지역현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이에 따른 대안 및 정책을 연구·제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들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사.ⓒ제주의소리
특히 이들이 진보적 시각에 바탕은 둔 제주사회의 정책대안을 적극 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제주도정의 싱크탱크임을 자부하고 있는 제주발전연구원과도 경쟁체계를 구축, 제주발전을 이끌 양 날개가 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창립한 제주대안연구공동체는 지난해 7월19일 설립준비 첫 모임을 시작한 이래 1년 만에 공식 출범하게 됐다.

한편 창립기념식이 끝난 뒤에는 「88만원 세대」의 저자인 우석훈 박사(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를 초청한 가운데 ‘한국사회의 현실과 과제’를 주제로 한 강연회도 가졌다.

우 박사는 강연에서 “한국사회에서는 40~50대가 외쳐만 놓고 이루지 못한 시장(기업), 정부(공무원), 그리고 제3세계(다원화된 사회구조)를 만들어갈 주역들이 필요하다”면서 “세 개의 축이 긴장관계를 가질 때야 말로 건강하면서도 바람직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청강연회에 이어서는 현재의 제주사회를 진단하고 과제를 짚어보는 창립기념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에서는 ‘제주국제자유도시 현실과 과제’(염미경 제주대 교수), ‘제주특별자치도 미래의 대안인가’(김상근 이사) 주제발표와 함께 이성은 박사, 이병진 전교조 제주지부 초등위원장, 김석윤 민예총 제주지회 정책위원장, 김효철 곶자왈사람들 사무처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1차산업·관광·교육·문화·환경 분야별 토론이 진행됐다.<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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