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와 함께 하는 한가위 한마당…26개국 제주 거주 외국인 한자리

▲ ‘2008 이주노동자와 함께 하는 한가위 한마당’이 15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게임을 통해 하나가 된 이주노동자들이 매우 즐거워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국제자유도시 제주. 그런 제주도엔 유학생,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등 외국인 거주자가 4000명을 훌쩍 넘긴 지 오래다.

이 가운데 35% 정도인 1400명 정도가 이주노동자로 이들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몽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태국, 캄포디아 등 세계 각지에서 모여들었다.

▲ 경기가 진행될수록 응원전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행을 결심했지만 제주에서의 생활은 그리 녹록치가 않다.

낯선 언어와 문화는 이주노동자들의 한국에서의 생활 적응력을 떨어뜨리고 근로조건도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열악한 경우가 허다하다. “다 때려치우고 집으로 갈까?”라며 가슴앓이도 많이 했던 이들이다.

이들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8월 한가위에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마음껏 회포를 풀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원봉사센터(센터장 신상순)가 주최하고 제주이주민센터·서귀포이주민센터·제주외국인쉼터가 마련한 ‘2008 이주노동자와 함께 하는 한가위 한마당’이 15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한가위 한마당에는 다양한 피부색을 한 26개국 400여명의 외국인 이주노동자와 가족들이 모처럼 함박웃음꽃을 피웠다.

국적을 떠나 4개조로 팀을 나눠 치러진 이날 행사에서는 꼬리잡기와 색깔뒤집기, 농구, 닭싸움, 단체줄넘기 등 경기가 진행될수록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응원전도 뜨겁기는 마찬가지. 발을 구르며 부르는 아리랑목동이며, 서툴긴 하지만 ‘덩~덩~덩덕쿵덕~더더덩~더더덩~덩덕쿵덕’ 사물놀이 장단까지, 이들은 언어와 피부색을 떠나 이날만큼은 하나가 됐다.

▲ 이날 행사장에는 페이스페인팅, 이미용봉사, 전통옷체험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됐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또 이날 행사에는 이들 이주노동자들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작지만 매우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부대행사도 풍성하게 마련됐다.

가톨릭의사회가 무료진료 봉사활동을 벌였는가 하면 제주시여성단체협의회에서는 빙떡과 오메기떡 등 제주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호응을 얻었다.

"나 잡아봐~라" 꼬리잡기를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슬램덩크 농구를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뒤집어 뒤집어!" 색깔 뒤집기를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각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는 전통옷체험 및 사진 찍기 행사장에도 사람들이 북적대며 인기를 끌었고, 모처럼 말끔하게 단장하고 거울을 보며 연신 웃음을 지어보이던 외국인의 모습이 인상적이던 이·미용 봉사장에도 북적대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이주노동자와 하미께 하는 한가위한마당’ 행사를 주최한 제주도자원봉사센터 신상순 센터장은 “국제자유도시 제주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자신의 삶을 열심히 개척하면서 이념과 문화를 뛰어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는 따뜻한 만남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며 “우리 도민사회도 이주노동자들이 이제는 이방인이 아닌 국제자유도시를 함께 만들어가는 역군이라는 생각으로 포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제주의소리>

내 표정 어때? 아기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한 여성 이주노동자가 익살스런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참가자들로터 호응을 얻은 전통음식체험장.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가톨릭의사회에서는 무료진료 봉사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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