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미화원 박재도씨의 사랑실천법 “돈을 벌어야 기부도 할 수 있지…”

▲ 칠순을 바라보는 구두미화원 박재도씨(66)가 평소 구두 수선일을 하면서 한푼두푼 모은 20만원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며 제주사랑의열매에 기탁했다.ⓒ제주의소리
칠순을 바라보는 구두 미화원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있어 경제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훈풍을 전하는 주인공인 제주시 노형동 현대해상빌딩 옆에서 2평(6㎡) 남짓한 이동식 가건물에서 구두수선을 하는 박재도씨(66).

박씨는 지난 19일 제주 사랑의 열매에 성금 20만원을 전달했다. 자신의 처지를 놓고 보면 ‘거액’(?)인 셈이다.

박씨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돈을 모아보자”고 결심을 했고, 결심을 실천하기 위해 100원짜리, 10원짜리 동전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모았다.

박씨는 이처럼 1년 내내 동전을 모아 매년 연말이면 근처 동사무소에 작지만 소중한 성금을 기탁해 왔다. “뭐 별 것도 아닌데, 소리 나는 것이 오히려 부담 된다”고 말하는 박씨.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이웃사랑 실천의 정석(定石)을 실천한 셈. 하지만 올해는 동사무소 공무원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제주 사랑의 열매에 기탁하게 된 것이다.

평소 자식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구두수선 일을 고집하고 있는 박씨는 “아직까지 내 몸이 이렇게 멀쩡한데 뭐 하러 자식들에게 도움을 받느냐”면서 “내가 돈을 벌어야 기부도 할 수 있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웃사랑 실천을 위해서라도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고집불통’ 박씨의 삶의 방식인 셈이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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