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 건설 예정지 토지주 대책위원회는 26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제주도지사 면담을 갖기 위해 도청 청사로 발길을 옮겼다.

김태환 제주지사가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자 대신 해군기지 업무를 새롭게 맡은 이상복 행정부지사가 이들과 얼굴을 맞댔다.

하지만 이상복 부지사가 건넨 악수를 강정주민들이 “제주도와 악수를 할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라며 악수를 거부한 것이 이날 파행의 불씨가 됐다.

이에 대해 이상복 행정부지사는 먼저 자신의 악수를 받지 않는 등 대화를 할 자세가 갖춰지지 않은 것 아니냐면서 ‘기선잡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는 “고향이 어디냐? 제주가 아니어서 저런 식으로 말은 한다”, “누가 예의를 갖춰야 할 지 모르겠다” 등의 고성은 물론 심지어 “에이, ××”, “×××같은 ×” 등 막말도 쏟아졌다.

이에 이상복 부지사도 “말을 그런 식으로 하지 말라. 해군기지 추진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맞받아치면서 이들의 만남은 반말과 고성, 욕설로 일관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흥분한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정말 9급 공무원보다 못하다. 이런 자세로 어떻게 강정주민들을 만나려 했느냐”면서 들고 있던 가방을 탁자에 내리치면서 분위기를 극도로 험악하게 변했다.

이에 질세라 이상복 행정부지사도 “내려 칠거면 (자신의 머리를 향하면서) 여기를 내려쳐라”고 대응, 분위기를 삽시간에 ‘험악’ 모드로 흘렀다.

결국 ‘대책회의 막말 파문’으로 해군기지 추진업무가 환경부지사로터 이관된 이후 행정부지사와 그간 제주도정의 해군기지 추진방식에 극도의 불신과 불만을 드러내온 강정주민들과 첫 만남은 고성과 막말로 얼룩지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