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수출로 농림부장관 감사패 받은 윤여창씨

“수출농업만이 어려움에 닥친 화훼산업을 살리는 길입니다”

눈 덮인 한라산과 해안절경 등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는 서귀포시 강정동. 겨울임에도 따사로운 햇살과 포근한 바닷바람이 어우러지는 제주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윤빛농장을 찾았다.

새해벽두부터 수출유공자로 선정돼 농림부장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윤여창씨(55·서귀포시). 을유년을 맞는 윤씨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 백합수출로 농림부장관 감사패 받은 윤여창씨.ⓒ김현철
“국내 꽃시장의 수요 감소와 수급 불균형으로 정말로 어려운 백합농사였다”며 “화훼수출에 매진해오다 보니 이렇게 좋은 일이 생겼다”며 “이번 상은 개인에게 주는 게 아니라 우리 작목반 전체에게 주는 것”이라고 작목반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윤씨가 5년 넘게 작목반장을 하며 백합수출을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닌 강정백합수출작목반은 지난 1987년 17명의 농가가 모여 결성했다. 결성 당시 백합하우스 면적은 4000평에 불과했고 개별출하에 의존하다보니 품질이나 규격이 형편없어 좋은 값을 받는다는 자체가 무리였다. 여기에다 시장분석이 안 되고 수급체계가 원활하지 않다보니 주먹구구 식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었다.

윤씨는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만이 살길이라는 데 뜻을 모아 수출작목반을 완전히 재정비하고 그동안의 문제점들을 나름대로 분석해 잘못된 점을 고쳐나갔다”며 “선별과 출하 등 공동작업을 통해 유통물류비를 절감하고 재배기술향상을 위해 매일 토론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씨는 “지난 1996년부터 일본시장에 백합을 수출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수출량이 너무 적었는데 점차 늘어나 2003년도에 수출 300만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백합 소득에 대해 묻자 윤씨는 “수출 초기에는 5000~6000만원 정도로 형편없었지만 이제는 일본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아 작년에는 2500여평의 백합하우스에서 1억3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1500평의 꽃 소재까지 포함하면 조금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수출할 백합을 포장하다가 부인과 함께.ⓒ김현철
화훼기술 보급에 만전을 기해 온 윤씨는 “종구의 자체배양과 인편번식을 통한 우량종구 대량생산과 안정적인 종구공급을 위해 출하 후 처리기술 보급에 힘쓰고 있다”며 “하지만 수출용 백합은 고품질의 상품성이 요구되므로 전량 네덜란드 종구를 수입해 쓰고 있어서 구입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종자구입이 가장 애로사항이라는 윤씨는 “종자구입비용이 너무 커 자금난을 겪고 있는데다 올해에는 돈이 있어도 백합종자를 구하지 못할 형편에 처했다”며 “중국에서 엄청난 양의 네덜란드 종자를 구입하는 바람에 구입난을 겪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난 1999년에 일본 현지에서의 백합 가격폭락으로 수천만원의 손해를 보며 하마터면 백합과의 인연이 끊길 수도 있었던 윤씨. 때려치우려고 해도 있는 재산 모두를 백합에 투자한 윤씨의 선택은 평생 백합과 사는 길 뿐이었다. 죽을 고생을 하며 백합 하나만을 보고 달려온 지난 시간들이 이제는 고마울 따름이라는 윤씨.

윤씨는 “2003년도에는 우리 작목반이 전국회원농협 중 1등을 차지했고 작년에는 수출 20억불을 달성했다”며 “어려운 여건이지만 고품질 상품과 유통비용 절감으로 꽃의 본고장인 네덜란드에 백합을 수출하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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