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심사] ‘일자리 창출’ 취지 벗어난 부적절한 예산편성 ‘뭇매’“수천만원 들인 스탠드 사용도 않고 ‘애물단지’…이런 걸 줄여야”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편성된 2009년도 제1차 추경예산안 곳곳에 부적절한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드러나 의원들의 뭇매를 맞았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오종훈)는 25일 속개된 제258회 임시회 제1차 회의에서 제주도가 제출한 제1차 추경예산안에 대한 심사에 돌입했다.

▲ 왼쪽부터 박희수, 강문철, 신관홍 의원. ⓒ제주의소리
이날 예산 심사에서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추경 편성 취지를 벗어난 부적절한 예산편성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강문철 의원은 “제주도가 퇴직을 앞둔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해외연수 비용을 삭감해 일자리 창출 비용으로 사용키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기대를 걸었었다”고 운을 뗀 뒤 “그런데 이번 추경에 공로연수 프로그램 명목으로 5000여만원을 슬그머니 끼워넣었다. 정년퇴직할 분들이면 평생을 공직에 몸담은 분들이다. 과연 이 분들이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정도냐”고 꼬집었다.

신관홍 의원은 ‘걷고 싶은 제주올레 사업’ 예산을 문제 삼았다. 신 의원은 “본예산에 만성질환 홍보예산으로 편성된 2000만원을 2개월동 안돼 과목을 변경해 ‘걷고 싶은 제주올레 사업비’로 돌렸다. 과연 이게 타당한 것이냐”고 따졌다.

이에 현만식 보건복지여성국장이 “제주만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건강관련 프로그램 장려차원에서 그렇게 편성됐다”고 하자, 신 의원은 “건강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럼 마라톤대회 예산도 전부 보건복지여성국에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박희수 의원은 일자리 창출 예산의 비효율적 편성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박 의원은 “제주지역 사회복지 공무원 수가 몇 명이나 되는 줄 아느냐. 전체 공무원 수 대비 사회복지 공무원 수 비율이 서울 다음으로 낮다”면서 “이번 일자리 창출 예산을 편성하면서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는 요원들에 대한 예산을 반영했다면 행정이 하지 못하는 일을 커버할 수도 있어 예산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 의원은 또 최근 제주도가 전기요금 절감을 위해 스탠드를 구입한 것과 관련해서도 “수천만을 주고 스탠드를 구입했는데, 며칠 쓰다가 전부 구석에 쳐박혀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마냥 치우지도 못하면서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면서 “이런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의원은 또 예산담당관실의 예산편성 관행에 대해서도 시정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김성도 예산담당관을 불러 세운 뒤 “없는 재원 가지고 추경하느라 매우 고생 많다. 독일병정식으로 하다 보니까 욕도 많이 듣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지금은 예산부서에서 칼자루를 쥐고, 조정하는 상황인데 사업부서에서 올라온 것에 대해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반영할 경우 어쩌면 파장이 상당히 크다”면서 “많은 예산을 다루면서 판단이 틀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를 바로 잡기 위해 사업부서에서 또는 의원들이 부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개인적 청탁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성도 예산담당관은 “다음 예산 편성부터는 좀 더 과학적이고 세밀한 기법으로 최대한 사업부서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지적을 수용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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