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 현지 시설준공허가 기한 5월15일…도와 도의회가 돌파구를 찾아야

부실사업으로 시민단체에 의해 감사원 청구가 되는 등 말썽을 빚고 있는 제주도의 호접란 사업이 중도하차의 위기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미국현지 호접란농장 관할 행정기관인 캘리포니아주 벤추라카운티에서 오는 5월15일까지 시설 준공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공문을 미국현지 법인인 JEJUDO.INC.로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 미국 캘리포니아 벤추라카운티에서 미국현지 법인인 JEJUDO.INC.에 보낸 시설준공 허가기한을 알리는 문서사본.ⓒ김현철
벤추라카운티 자원관리청 건축안전과 명의로 된 이 문서에는 “본 청의 기록에 따르면 허가번호 C03-000852는 2003년 10월 23일에 발행되었으며 건축공사(비닐하우스 3동)에 대한 필수검사의 결여 또는 중단으로 2005년 5월 15일에 만료될 예정”이라며 “건축법의 제규정에 따라 건축담당관이 발행한 모든 허가는 동 허가에 따른 공사가 허가서 발행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착공되지 않거나 동 허가에 의한 건축공사가 시작된 후 6개월 동안 중단되면 제한조치에 의하여 만료되어 무효화 된다”고 명시됐다.

현재 미국의 호접란 농장은 2001년 9월에 공사계약을 한 이후 아직까지 시설준공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그동안 임시사용승인 허가를 받아 운영을 해오고 있는 상태며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다.

행여 다음달 15일까지 시설준공 허가를 취득하지 못하게 된다면 호접란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농장매각도 어려워져 최악의 경우 투자비용 100여억원을 고스란히 날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농장이 정상적으로 운영이 될 때에는 토지와 시설에 대해 적당한 가격에 매도가 가능하지만 허가가 취소되면 시설은 물론 토지가격도 상상이하로 추락할 수도 있는 만큼 준공허가 취득이 매우 중요하다. 또 지금까지 공사한 하우스 시설에 대해서는 철거를 해야 하기 때문에 허가취소로 인한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제주도와 제주도지방개발공사 관계자는 미국 현지농장에 갇나·다·라동 등 4개동의 하우스를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완공된 3개동만으로 준공허가를 받을 계획인데 이를 벤추라카운티에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아 오해가 생겼다며 충분히 설득해 납득을 시키겠다는 입장임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원칙을 강조하는 미국 행정기관에서 설명정도로 시설 준공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냐며 정상적으로 설계변경을 하고 변경된 설계에 따라 시설마무리를 제대로 해야 만이 그나마 허가취소를 벗어날 수 있는데도 도와 도의회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설 준공허가 취득을 위해서는 시설마무리 공사에 따른 사업비가 투입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가 시설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제주도의회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표명하며 시설사업비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학모 한국경제조사연구원 제주본부장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준공”이라고 전제하고 “미 행정기관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시설보완을 통해 준공을 한 다음 매각과 추진여부를 논의하는 것이 적정한 이행절차”라고 말했다.

기자노트-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호접란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한번 잘못 꿰어진 단추는 풀기 전에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완전히 풀어서 다시 꿰어야 하는 것이다. 제주도의 호접란 대미수출사업은 처음부터 잘못 꿰어진 단추와도 같다. 시작부터 잘못되다보니까 5년이 넘도록 바람 잘 날이 없다.

미국 현지농장에 의하면 지난해 호접란 종합진단보고서가 나온 이후 새롭게 마케팅을 펼친 결과 화훼도매상과 유통업체는 물론 라스베가스의 호텔 등에 본당 8달러 이상 공급계약을 맺고 납품 중이라고 밝혔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제주도정은 이제라도 잘못 꿰어진 단추를 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일단 2004년까지의 과거사는 감사원에 감사청구가 돼 있는 만큼 감사결과를 기다리는 게 순리다.

지금 미국현지 호접란 사업은 개발공사에 의해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납품업체를 화훼도매상과 대형유통업체, 호텔 등으로 다변화를 꾀하고 미국현지 직원들에 대한 경비도 인센티브제를 도입함으로써 운영의 효율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부터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호접란사업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하자. 잘못 꿰어진 단추를 풀어보지도 못하고 힘으로 단추를 풀어버리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갔다. 순리대로 풀어 논 다음에 매각을 하든 개발공사가 운영을 하든, 생산농가가 직접 생산과 판매를 하든 해야 할 것이다.

다음달 15일까지 준공을 못하면 모든 게 헛수고로 돌아간다. 정상적인 매각을 위해서라도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시급히 시설지원에 나서야 한다. 시설준공 허가를 취득하지 못함으로 인해 생기게 되는 파장에 대해서는 제주도든 제주도의회든 책임을 면키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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