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혁신도시-영어교육도시-ICC JEJU 클러스터 구상 ‘시동’

2012년 완공예정인 제주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컨벤션센터, 영어교육도시를 연계하는 ‘국제교류 클러스터’ 구상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논의의 장은 제주평화연구원이 마련했다. 18일 오후 2시 마이스 산업 관련자와 혁신도시, 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과 관련해 민·관·학의 관계자들을 불러 모았다.

‘국제교류 클러스터’ 논리는 단순하다. 별개로 있으면 그저 그만한 것을 집적화시킴으로써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키자는 것이다.

이날 세미나 개최는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재외동포재단 등 국제교류 업무가 많은 공공기관이 제주혁신도시로 이전하게 된 점도 한몫 했다. 두 기관에서 한해 포럼이나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6500명 정도를 유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이를 뒷받침했다.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제주평화연구원의 한태규 원장은 제주가 아시아지역의 국제회의, 국제교류·협력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국제교류 클러스터’를 구상하게 된 배경을 풀어놨다.

▲ 18일 제주평화연구원이 개최한 ‘국제교류 클러스터’ 구상-제주혁신도시 발전방안 토론회. ⓒ제주의소리

한 원장은 “아세안이 주최하는 회의가 1년에 700개가 된다. 갈수록 다자간 협력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회의중심지가 뜰 수밖에 없는데, 중국과 일본이 서로 견제하는 상황이 맞물려 있어 한국이 제일 유리한 입장에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빼어난 자연풍광을 갖고 있어 휴양도시로 매력을 가진 제주가 경쟁력이 높다. 아시아 다자간협력회의가 많아질수록 회의 개최지는 바로 이곳, 제주혁신도시 주변이 될 공산이 크다”고 희망을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연구원은 제주를 유럽의 제네바와 같이 만들어보자는 목표가 있다. 조급해하지 말고, 좀 더 길게 바라보면서 국제교류·협력의 중심지로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CC JEJU 사장을 역임한 허정옥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한국국제교류재단과 해외동포재단의 제주혁신도시 이전을 ‘축복’이라고까지 했다.

허 교수는 “국제회의를 유치할 때 국제교류재단과 손을 잡으면 ‘천군만마’를 얻는 격이다. 이제는 ‘집토끼’가 된 것이다. 혁신도시와 마이스 산업은 정말 궁합이 맞는다”고 말했다.

각론에 들어가면서부터는 사업추진 주체들에 대한 쓴 소리가 많았다.

문하영 국제관계자문대사는 혁신도시와 영어교육도시 모두 교육과 의료라는 똑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클러스터 얘기를 하려면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가령 혁신도시 이전기관 직원 자녀들에게 영어교육도시 학교 입학 특례를 줄 것인지, 도에서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일류 병원을 유치할 것인지,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의 수업료가 비싼데, 혁신도시에 유치하려는 특목고를 아예 영어도시로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던지 등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접근성과 관련한 ‘제주 신공항’ 건설 문제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에 마냥 기댈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민자유치를 통해 제주도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본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변대호 전 대사는 “크로아티아에서 마지막으로 근무를 했는데, 그곳에는 작은 도시에만 가더라도 국제회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제주는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정희 제주위클리 발행인은 하드웨어적 클러스터와 함께 소프트웨어의 집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 발행인은 “마이스 관계자들이 불평하는 게 정보가 흩어져 있다는 것이다. 하드웨어의 집적화와 함께 이를 뒷받침할 소프트웨어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은 11년째 혁신도시에 거주하는 유일한 주민이라고 소개한 강미경씨는 ‘혁신도시 예찬론’을 폈다. 강씨는 “고근산 정상에 올라가면 제주도의 절반이 보인다. 새벽에 오르면 밤하늘의 별과 바다에 떠있는 고깃배의 불빛이 장관을 이룬다. 주변에는 올레코스 중에서도 최고라는 7코스가 있다”면서 “혁신도시야말로 살기도 좋고, 회의하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라고 말했다.

한국교류재단의 김민정 팀장은 “이전기관 직원 자녀들에 대한 특례입학보다는 수업료감면 등의 인센티브 제공방안을 검토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