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심사] 청사신축 예산 놓고 '맹공'...정회→부지사 사과 도-의회 ‘신경전’

제주도가 제출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놓고 제주도의회가 ‘원칙과 기준’을 무시했다며 도지사의 사과를 촉구하며 정회에 들어가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 왼쪽부터 장동훈, 강경찬, 강창수 의원.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안동우)는 23일 제277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가 제출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예산 심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청사신축과 관련된 신규 편성 예산을 둘러싸고, 의회의 호된 질책이 이어졌다.

장동훈 의원(한나라당, 노형 을)은 전날(22일) 행정자치위원회의 예산심사 때 거론된 청사 신축 예산 신규편성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렸다.

장 의원은 “도지사께서 새해에는 청사 신축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을 해놓고, 추경에 은근슬쩍 청사 신축 예산을 끼워 넣었다.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이 아니냐”면서 “이것은 명백히 대도민 사기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해 예산안 ‘부결’사태를 초래한 집행부의 ‘부동의’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강경찬 교육의원은 차우진 경영기획실장의 ‘삭발’과 관련해 “정치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행정을 하는 사람이 그런 부적절한 행동으로 의사를 표현해서야 되나. 그래서 달라진 게 있나. 의회를 무시해도 굉장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김상인 행정부지사는 “지사께서 구두로 엄중 경고를 했다. 공식적으로 도민들에게 사과를 하라는 지시까지 했다”면서 “저도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을 한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강창수 의원(한나라당, 비례대표)은 이번 추경예산에서의 청사 신축예산 신규 편성과 관련해 집행부의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지사께서 (청사 신축은) 분명히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추경에 관련 예산을 편성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제발 ‘말장난’ 좀 그만 치라. 사과하지 않으면 도지사를 출석시키겠다”며 정회를 요구했다.

10분간 정회를 한 뒤 속개된 회의에서 안동우 위원장은 김상인 행정부지사의 유감 표명을 요구했고, 이에 김 부지사는 “저희가 본예산을 편성 할 때 청사 신축을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이번 추경에 동사무소 신축예산을 편성한 것은, 동사무소가 단순히 직원만 근무하는 곳이 아니라 주민들을 대상으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주민센터 역할을 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부득이하게 예산을 편성하게 됐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각별히 조심하겠다”며 고개를 조아렸다.

한편 제주도는 본예산이 아닌 2010년도 제2차 추가경정 예산안에 60억원 가까운 청사신축 예산을 편성했다. △외도동 주민센터 신축 32억3400만원 △용담1동 주민센터 신축 20억8800만원 △대평리 희망마을센터건립 4억4600만원 등이 이에 해당된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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