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제주지사가 연초부터 작심한 듯 공직자들을 거칠게 몰아 세웠다. ‘뒷북행정’, ‘중복행정’ 등의 단어를 동원하며 1시간 넘게 간부공무원들을 훈계했다.

▲ 우근민 제주도지사.ⓒ제주의소리
우 지사는 4일 오전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연초이기 때문에 도정이 부단히 움직여야 한다. 오늘 내가 지적하는 것들에 대해 잘 체크하라”며 질책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첫 번째 타깃이 된 건 자치행정국. 우 지사는 “자치행정국은 뒷북치는 행정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도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최소한 한달에 한 번 정도는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우 지사는 “도민을 위한 행정을 하려면 도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자치행정국에서는) 여론조사를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쏘아 붙였다.

청정농축산국을 향해서는 “중복행정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우 지사는 “지금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머리가 안되고, 힘들고 죽겠다고 하는데, 행정에서 하는 것은 작년에 했던 것, 재작년에 했던 것과 똑같다”면서 “20년 전 사고를 갖고 농사짓는 사람들을 배불게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무원은 무엇을 개척해야 할 것인지, 세계의 농업과 우리가 경쟁해야 할 게 무엇인지를 부단히 연구해야 한다. 농민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해소할 대안을 보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우 지사는 문화관광교통국을 향해서는 “아직도 중국관광객 유치에 ‘올인’하고 있지 않다”고 했고, 지식경제국을 향해서는 “이명박 대통령도, 미국 대통령도 수출을 해야 산다고 하는데, 우리 제주도는 수출에 관심이 없다. 공무원들도 수출에 전혀 관심이 없다. 그러다 보니 언론에서도 수출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도시건설방재국 업무와 관련해서는 마라도 ‘골프카’ 문제와 관련해 “마라도를 걸어서 한 바퀴 도는 데 얼마나 걸리냐”고 반문하고는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 골프차가 87대가 있다고 한다. 마라도 자체가 골프카로 덮여 있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우 지사는 신설하는 ‘디자인본부’와 관련해서는 “서울시나 디자인협회 등을 통해 아주 훌륭한 사람을 추천받으라. 제대로 된 전문가 2~3명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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