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전국·허정회 부부 “잔돈만 생기면 마라톤 생각…내년에도 꼭 참가”  홍보대사 자처

 

▲ 제주마라톤클럽 소속 양전국(56)·허정회(55)씨 부부가 기부 저금통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 운동장을 일찌감치 찾은 중년 부부가 대회본부부터 찾았다. 이들의 손에는 저금통 두 개가 들려 있었다.

제주마라토너들에게 ‘조랑말 부부’로 닉네임이 붙여진 제주마라톤클럽 소속 양전국(56)·허정회(55)씨 부부. 기부와 나눔 행렬에 동참도 하고 마라톤으로 금슬도 쌓는 부부다.

양 씨는 “지난해 대회 때 나눠진 저금통”이라며 행사조직위원회 관계자에게 저금통을 내민 뒤 “잔돈만 생기면 오늘 대회를 떠올리며 저금했다. 많지는 않지만 한 푼 두 푼 모은 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니 마음이 넉넉해지는 기분”이라고 들뜬 표정을 지었다.

사실 이들 부부는 마라톤 경력이 각각 11년차, 8년차로 늘 함께 훈련하고 함께 달리기를 멈추지 않아 마라토너 사이에선 ‘조랑말 부부’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아내 허정회씨는 “같은 취미를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 부부금슬은 최고다. 싸울 일이 없어서…”라고 쑥쓰러운듯 하면서도 “대회 취지가 너무 좋아 개인적으로는 많이 홍보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그럴 것”이라며 ‘아름다운마라톤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이에 남편 양전국씨도 “한 둘이 모이다보면 정성이 쌓이게 되고, 이게 또 좋은 곳이 쓰이면 전달하는 사람이나 전달받는 사람이다 다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마음에서 저금통을 갖고 오게 됐다”면서 내년에도 똑 참가해 기부·나눔에 동참하겠다고 거들었다.

이들 부부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에게 ‘로망’인 미국 ‘보스톤 마라톤대회’에 참가, 42.195㎞ 완주하는 아름다운 꿈을 꾸며 오늘도, 내일도 달린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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