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따라간다고? 치적보다 내실다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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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개발의 미래를 말하다> 싱가포르형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전제

최근 외신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의 경제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고 급(急)타전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모델을 발굴하여야 하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고, 빚에 중독되어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아시아제국이 세계경제를 주도하였다. 그 중심에 물론 중국경제가 있었다. 그 기간 글로벌 금융위기도 아시아경제에 생각보다 큰 타격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중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쓰고, 각국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아시아경제는 승승장구하였다. 급진적 성장주의가 만백성에게 지속적인 풍요를 가져올 것으로 인식되면서, 빈부격차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때의 장밋빛 환상과는 확연히 다르게 위기의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워지고 있다. 2008년 이래 중국을 비롯한 홍콩과 싱가포르 등 주요국의 부채규모는 가파르게 상승을 지속하고 있고, 그 이전부터 부채규모를 키웠던 우리나라 또한 불어나는 부채규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제논리상 고성장 기조의 지속되는 가운데서의 부채규모 과다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나, 저성장기조가 지속될 경우 문제가 전혀 간단치 않음이 중론이다.

어떻든 현재로서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뚜렷한 돌파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결과 아시아제국의 수출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고, 특히 미국과 유로지역으로의 수출 물량 또한 점점 줄어들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폭넓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쥐고 있는 중국 경제가 선봉장이 되어 제 역할을 다해줄 처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아시아제국의 고성장기조가 조만간 어려운 국면으로 진입할 것을 예고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국가경제의 하부단위 경제단위인 제주경제는 어떨 것이고, 이런 위기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인가? 국가경제와 마찬가지로 제주지역경제도 전혀 녹록치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앙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신뢰의 위기를 맞으면서 당초 경제 분야의 국정핵심과제들이 줄줄이 뚜렷한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 비추어 더욱 그렇다. 그래서 누구도 새로운 처방전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내수시장의 활력이나 경쟁력이 뚜렷하지 못하고, 제주개발이 국내외 경제상황의 호·불황에 매우 민감하며, 제주개발이 중앙정부의 재정정책에 절대 의존적임에도 6·4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도지사 후보들은 급진적 성장주의 기조 하에서 가시적인 제주지역경제의 성장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이라고 호언장담한다. 특히 관광서비스산업의 붐(boom)조성 여부가 중국의 대외개방정책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그렇다. 

그렇다면 제주개발의 모델이 되고 있는 싱가포르는 어떻게 현재와 같은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하여 풍요를 구가하고 있는가? 이에 대하여는 풀 크루그먼 교수가 싱가포르의 성공사례들 통하여 축출한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고 있다.

우선 싱가포르 정부가 역내에 세계유수 대학 육성 등을 통하여 지금까지 고도의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이끄는 데 필수적인 우수한 인적 인프라자본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는 점이다.

둘째로 싱가포르는 관광만이 아니라 제조업의 기술 노하우(knowhow)축적하는데 정책 우선순위를 두어왔고, 도시국가로서의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거대한 배후 또는 인접 시장 확보에도 진력하였다는 점이다.

셋째로 싱가포르는 경제적 선진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국내정치의 선진화에도 관심을 기울여 왔을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성장주의 경제체제를 유지하는데 요구되는 핵심적인 사회적응시스템 유지 확립에도 심형을 기울여 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지난 10여 년 동안 제주개발행정은 국제자유도시를 정상적으로 조성하기 위한 기반구축에 얼마나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실천하여 왔다고 보는가? 아마도 보기에는 국제자유도시 환상에 취하여 이에 대한 준비과정이나 실천력을 뚜렷하게 도민들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생각건대 위의 싱가포르의 성공요인에 비추어 지금처럼 대내외 변수가 매우 비정상적이거나 불안정한 상황에서 제주자치도가 외부자본 확보를 통한 관광시설개발사업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무엇보다도 제주개발의 전제조건의 충족이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무리수를 두어 제주개발을 추진하더라도 그 결과는 흡족할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까지의 제주개발기조가 도지사의 임기에 맞추어 가시적인 사업개발만을 강조하면서 미래의 제주개발의 원천이자 기반이 되는 모든 것을 무시해 왔다는 점에서 잘못 되도 한참 잘못되었다. 이런 점에서 새로운 도정에 의한 제주개발의 정상화는 무엇보다도 제주개발 순서의 정상화부터 새롭게 다져나갈 필요가 있다.

즉, 제주자치도의 위상과 기능에 걸 맞는 제도개선 조치를 단행한 후에 제주개발의 내실다지기 차원에서 미래의 제주개발의 동량을 기러내는 인적자본개발, 미래를 위한 인프라자본의 확보, 미래를 위한 제도자본의 내실화 등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여 시행하면서 이번 선거를 통하여 제시한 공약사업을 실천하는 과단성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물론 이렇게 할 경우 역대도정과 비교하여 치적이 매우 적을 수 있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상적인 제주개발은 누군가는 도민에게 신뢰를 주고 공공성을 강화하여 이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면 그런 불이익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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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주 C&C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
더욱이 제주가 모델로 삼고 있는 나라나 도시들이 고작 4년 만에 관광시설물 개발이 해당국가나 도시의 전역에 촘촘하게 이루어져 국제화되어 이들 나라나 도시가 국제자유도시로 기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한다면 그런 희생은 제주개발 역사를 위하여 반드시 감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백승주(행정·지방자치·지역개발·환경·협동조합이론 전문가) C&C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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