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전두환·노태우>김영삼>박정희, 지금은 박정희 1위…“박근혜대통령 때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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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자치위원회 김희현 의원(일도2동 을, 새정치민주연합). ⓒ제주의소리
강기춘 제주발전연구원 원장 예정자가 역대 대통령의 ‘경제성적’을 순위로 매긴 게 인사청문회에서 관심을 끌었다.

20년 전에는 역대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 대통령 중 박 대통령을 ‘꼴찌’ 순위로 매겼지만, 이날 청문회에서는 박 대통령을 1위로 꼽아 소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근혜정부 아래서 눈치보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인 셈이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김희현 의원(일도2동 을, 새정치민주연합)은 28일 강기춘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적 중립성’ 문제와 관련해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 등 역대 대통령 중 경제 살리기와 관련해 순위를 매긴다면 어떤 답을 내놓을 것이냐는 것.

이에 강 예정자는 “박정희 대통령이 맨 먼저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맨 뒤로 빼야 할 것 같다. 박 대통령 다음으로는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순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반전이 나타났다.

김 의원은 강 예정자가 과거 강의 때 발표한 ‘역대 대통령의 경제성적표’를 들어보이며 “방금 한 답변과 과거의 인식에 차이가 많이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이 꺼내든 것은 강 예정자가 김영삼 대통령 집권 2년차 때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강의했던 내용. 당시 강 예정자는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을 공동 1위로 올려놓은 뒤 김영삼 대통령을 3위, 박정희 대통령을 4위로 점수를 매겼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라서 소신이 바뀐 것이냐”고 따져 물었고, 이에 강 예정자는 “당시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발표한 것으로, 점수를 매긴 기준은 매우 단순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

그러자 김 의원은 “내가 왜 이런 질문을 했느냐 하면 발전연구원장 자리는 소신이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라며 “원장이 되면 ‘주문형’ 용역을 근절해야 한다. 정책 책임자의 입맛에 맞는 용역을 하는 순간 발전연구원은 죽은 조직”이라고 지적했다.

김경학 의원(구좌·우도, 새정치민주연합)도 “저도 그 자료는 갖고 있다. 김영삼 정권 2년차에 쓴 것”이라며 “그런데 어떻게 특강에서 말한 내용이 자료화 될 수 있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강기춘 예정자는 “자료로 만든 것은 아니고, 강의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려놨는데 누가 퍼간 것 같다”면서 “사려 깊지 못했다. 후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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