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경선·'APEC 악재' 맞물려 제기…도지사 재선거 판도 변화 가능성

6·5 도지사 재선거 대결구도 변화의 열쇠를 쥔 김태환 제주시장의 무소속 출마설이 최근 급속히 피어오르고 있다.

후보 윤곽이 채 드러나지 않은채 자고나면 하마평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김 시장의 무소속 출마가 현실화할 경우 재선거 판도는 한나라당-열린우리당-무소속후보 3파전으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무소속 출마설은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그의 신중한 처신과 맥이 닿아있다.

김시장으로선 우선 열린우리당 당내 경선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경선주자 난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칫 당내 경선에서 패할 경우 그동안  공을 들인 게 하루아침에 허사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경선 방식이 변수일수 있으나 어떤 경우든 당 공천을 따내리란 보장은 없다. 낙점이 아닌 이상, 결코 안심할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열린우리당에선 제주도당 부지부장인 강승호 대변인이 경선 참여를 선언했고, 송재호 제주대교수도 경선에 도전하기 위해 1일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송 교수는 내일(2일) 강 대변인은 오는 3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 갑자기 '포스트 우근민'으로 급부상한 오재윤 제주도 기획관리실장이 다음주초 공직사퇴와 함께 경선 참여를 신청할 예정인데다, 진철훈 서울시 주택국장의 경선 참여도 굳어졌다.

진 국장은 1일 저녁 열린우리당 제주도당에서 입당 원서 제출과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

최소 4명의 당내 경합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예상되는 '위험'을 무릅쓰고 승부수를 띄울순 없지 않느냐는 판단이 깔려있을 수 있다.

특히 김시장으로선 당내 인사인 강승호 대변인이나, 부지사 재임시절 자치행정국장을 맡았던 오재윤 실장과의 대결 자체가 달갑지 않을수 있다.

김시장은 민주당 시절인 지난 2002년 6·13 지방선거 직전에도 당내 경선 자체를 피해 무소속 출마로 선회한 전력이 있다.

경선에 앞서 거쳐야할 공직후보 자격심사 역시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다.

현대텔콘 사용승인과 관련,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상태라 자격심사 부터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은 4일까지 경선 후보 공모를 마감하고, 8일까지 공직후보 자격심사와 경선방식을 결정한 뒤 오는 15일 경선을 치를 계획이다.

김시장의 무소속 출마설이 나오는 배경에는 APEC 유치 실패도 자리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3석을 석권하도록 표를 몰아줬는데도 개최지 선정에서 탈락한데 따른 도민불만이 팽배한 만큼, 정서로만 본다면 여당 후보란게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APEC 유치 실패 문제는 이미 도지사 재선거 최대 쟁점으로 예고된 상태다.

관건은 '무소속 신화'가 깨진 상황에서 당 간판을 달지 않고서도 이른바 '바람'을 일으킬수 있을지, 거꾸로 당 후보의 '바람'을 잠재울수 있을지 여부겠지만, 김시장 정도라면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김 시장 측근들은 최근 부쩍 그에게 무소속 출마를 비중있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모든게 불투명한 상태에서 지사 선거에 뛰어드느니 시장으로서 임기를 채우고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게 어떠냐는 내부적인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신빙성은 적어 보인다.

한 측근은 "현재로서 김시장의 불출마는 논외"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한나라당이 김시장의 복잡한 사정을 감안, 그의 영입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도 돌고 있으나, 그렇게되면 이번에는 강상주 시장과 맞붙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평소에도 좀처럼 의중을 드러내지 않는 김 시장은 그래서 요즘 더욱 말을 아끼고 있다고 한다.

김 시장은 1일 '제주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당적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무소속이기 때문에 운신의 폭은 넓다"며 "2~3일 더 상황변화를 지켜보겠다"고만 말했다.

현재로선 김 시장이 오는 4일께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는 것 정도만 알려져 있다. 각 당의 후보 공모를 앞두고 지방정가가 그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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