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플러스] 권순범 이큐브랩 대표...태양광, 사물인터넷 이용해 쓰레기 처리

태양광을 동력 삼아 자동으로 압축하는 쓰레기통과, 도시 전역에 배치된 쓰레기통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전 세계 20개국 도시 청결을 책임지는 '젊은' 국내 기업이 있다. '이큐브랩'이란 벤처다. 

신개념 지식콘서트 ‘테크플러스(tech+) 제주 2017’이 23일 오후 2시 제주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열렸다. 

테크플러스(tech+)는 기술(Technology), 경제(Economy), 문화(Culture), 인간(Human)을 의미하는 영단어의 합성어로, 기술과 인문학이 결합한 신개념 융합 콘서트를 표방한다. 
▲ 권순범 이큐브랩 대표. ⓒ제주의소리

산업통상자원부, 제주특별자치도,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제주테크노파크, 제주의소리, 기술인문융합창작소가 주최·주관했다. 올해 주제는 ‘스마트 아일랜드, 연결의 미래’이다. 4차 산업혁명을 각 분야에서 직접 느끼고 경험하는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섰다.

권순범 대표가 창업한 이큐브랩은 혁신적인 쓰레기 처리 기술을 갖춘 국내 기업이다. 그는 이번 테크플러스 제주에서 IoT(사물인터넷), 머신러닝 기술을 통한 새로운 쓰레기 처리 방식을 소개했다. 

강연 내내 '쓰레기'란 단어를 가장 많이 듣는 강연이었지만 거북함보다 신선함이 앞선 아이디어들이 줄줄이 소개됐다. 

일반 쓰레기통 용량의 8배까지 압축 보관하는 태양광 자동 쓰레기통, 일반 쓰레기통 보관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초음파 센서, 곳곳에 비치된 쓰레기통 상태 뿐만 아니라 쓰레기 수거 차량의 가장 효율적인 동선, 운행 시간 등을 알려주는 모니터링 시스템까지 보유하고 있다.

현재 영국, 독일 등 전 세계 20개 나라에서 10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적인 이동통신기업 보다폰(Vodafone)과의 제휴로 세계 어느 곳이라도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이큐브랩을 도입한 해외 도시들은 기존 쓰레기 처리 비용을 평균 60%에서 최대 90%까지 줄이는 획기적인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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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큐브랩의 쓰레기 처리 기술은 현재 전세계 20개국에서 10개 언어로 서비스 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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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범 이큐브랩 대표. ⓒ제주의소리

권 대표는 "이큐브랩의 시작은 사실 ‘아무 생각 없이 시작 한 것이 계기’였다"고 기억했다. 마산 출신으로 20살 때 서울로 진학한 권 대표. 친구들과 술 한잔 걸친 어느 날, 쓰레기로 가득한 서울 신촌 밤거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압축 쓰레기통 제작에 나섰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그저 즐거운 일을 벌여 보자는 생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어설프게 기계를 만들고, 환경미화원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전세계 수많은 공모전에 참여해 자본을 마련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진지한 '비지니스 마인드'를 탑재했고 현재 위치까지 왔다.

권 대표는 “실제 환경미화원들과 만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쓰레기 치우는 방식이 100년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스마트폰, 사물인터넷 등 최신 기술이 생겨나지만 정작 그러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오랜 분야가 바로 쓰레기 산업이다. 매우 비효율적이고 고도의 노동력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지금은 더욱 가치 있는 솔루션을 고민하고 있다.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하는 사람에게 바로 보낸다면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서로에게 이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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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큐브랩은 아이디어 하나에 끈질기게 매달려 전세계 각종 공모에 도전해 많은 수상을 기록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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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도 이큐브랩의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은 시범 운영되고 있다. 제주시청 앞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 모습 ⓒ제주의소리

이큐브랩은 제주에도 진출해 있다. 제주도청, 제주시청 인근에서 이큐브랩의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제주 전역에 운영되는 광역 쓰레기처리 시설, 클린하우스는 전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라고 평가하며, “제주에서 재활용은 잘되고 있지만 그걸 구입해 처리하려면 해상 운송 비용으로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그래서 현재 재활용 쓰레기가 얼마나 있는지 일반 시민과 영세 재활용 수거 업체에게 공개하는 시스템을 추진하려고 한다. 이건 클린하우스를 운영하는 제주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특이한 경우”라고 향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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