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검증의 계절’을 맞고 있다.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제주정가에서 치열한 ‘후보 검증’이 시작됐다. 이로 인한 각종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일부 제주도지사 예비주자들 간 폭로전은 과열 양상까지 띠고 있다. 잇따른 의혹 제기와 해명, 반박에 재반박이 이어지면서 도민들은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스러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후보 검증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제주의소리>는 6.13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선택 6.13, 후보 톺아보기’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제주특별자치도호’의 선장을 뽑는 막중한 선거인 만큼 각 후보에게 제기되는 의혹과 논란을 샅샅이 살펴보기로 했다. 특정 후보의 유·불리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여·야·무소속 등 어떤 후보도 예외일 수 없다. 억지춘향식 기계적 균형도 지양한다. 눈앞에 닥친 쟁점 사안부터 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후보검증을 위한 현미경을 들이댈 예정이다. [편집자 말]

[선택6.13, 후보 톺아보기] 김우남 예비후보 재산 4억9526만원→22억6506만원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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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오후 6시50분]연봉 1억원을 받는 사람이 12년 동안 17억원을 모을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 단 한푼 쓰지 않고 모아도 '17억원 불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이라면 '재테크 귀재'라 하겠다. 김우남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예비후보가 국회의원 3선 연임 기간인 지난 12년간 17억원 가까이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재산증가 분에는 교사였던 아내의 수입도 포함된 것이다.

김우남 예비후보는 2004년부터 2016년까지 12년 동안 제주시 을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을 3번 역임했다.

김 예비후보가 2004년 국회에 첫 입성하고, 2005년 신고한 재산은 4억9526만3000원. 2016년 마지막 재산 신고액은 22억6506만원이다.

12년 동안 증가한 재산은 17억2980만원. 매년 약 1억4400만원씩 증가한 셈이다.

국회의원은 직무활동과 품위유지라는 명목으로 '세비'를 받는다.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서다. 세비는 수당,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여비 등으로 구성된다.

17대 국회의원 세비는 1억97만1200원(월 평균 840만원), 18대(2008~2010년)는 1억1303만원(월 941만원), 2011년 1억1968만원이다. 19대는 1억3769만원(월 1150만원)으로 늘어났다.

국회 공보에 기재된 김 예비후보의 12년치 재산등록 자료를 꼼꼼히 살펴봤다.

김 예비후보의 재산 증가에는 몇 가지 따져봐야할 대목이 있다.

먼저 김 후보가 12년 동안 받은 국회의원 세비를 모두 합쳐도 14억1341만원으로, 같은 기간 재산증가액(17억2980만원) 보다 3억1639만원 가까이 적다. 물론 세비를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둔 경우를 전제로 한다. 

김 후보는 2006년 두번째 재산신고 때 2005년보다 1억7317만원 증가한 6억6844만원을 신고했다. 증가 요인은 예금이다. 본인 예금만 2억9096만원에서 4억4074만원으로 1억5000만원 가량 증가했다.

김 후보는 재산변동 사유에 대해 '수입 증가'라고 명시했다. 17대 국회 세비는 1억97만원으로, 김 후보의 예금은 1년새 세비 보다 5000만원 가량 늘어난 셈이다.

2007년 재산신고에서는 1억536만원 감소한 5억6308만원을 신고했다. 김 후보 본인 예금이 4억4074만원에서 2억862만원으로 2억3000만원 가량 줄어들었다. 대신 배우자 예금은 4881만원에서 1억1234만원으로 6000만원 가량 증가했다.

김 후보는 '예금 해지에 따른 감소'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쓰임새는 보이지 않는다.

김 후보는 2008년 재산신고 때 전년보다 1억여원 증가한 7억3363만원을 신고했다. 배우자는 예금이 1억1234만원에서 2억2171만원으로 1억1000만원 가량 증가했다. 

2008년 재산신고를 보면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신동아 아파트(67.41㎡)가 갑작스럽게 차남 명의로 '상속'된 것으로 나온다. 김 후보는 장인어른이 30년전에 구입한 것을 차남에게 '증여'한 것으로 설명했다.

이 아파트는 국회의원 시절 국회의사당(영등포구 여의도동)과 3km 이내에 있어 사실상 김 후보가 사용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김 후보의 재산이 껑충 뛴 것은 2009년 재산신고 때다. 

그해 11억3588만원을 신고했다. 1년새 4억225만원이나 증가했다. 물론 2009년 김 후보의 재산증가에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상속과 증여 부동산으로 1억7503만원 상당이 있다. 

상속·증여를 받으면 상속세와 증여세를 내야 하므로 현금이 줄어들어야 정상이지만, 김 후보는 예금액이 1억9664만원에서 3억1426만원으로 1억2000만원 가량 증가했다. 김 후보가 직접 해명해야 할 사항이다.

2010년 김 후보는 3억2657만원 증가한 14억6245만원을 신고했다. 본인 예금은 3억1426만원에서 5억3466만원으로 2억2040만원 늘어났다. 배우자 역시 1억9347만원에서 3억763만원으로 1억원 이상 증가했다.

김 후보는 예금 신규계좌 개설 및 정기예금 이자가 증가했다고 국회 공보를 통해 알렸지만,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2011년 김 후보의 재산신고액은 17억3535만원으로 전년도보다 2억7289만원 증가했다. 재산 증가액의 대부분은 본인 예금이다. 5억3466만원에서 7억9736만원으로 2억6270만원 증가했다.

2012년 재산신고액은 17억5590만원으로, 2011년 보다 2055만원 증가했다.

19대 국회 들어선 2013년에는 4944만원 감소한 17억645만원을 신고했다. 본인 예금이 6억5188만원으로 1억여원 감소했다. 그 해 김 후보는 차남 명의로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오피스텔(49.68㎡)에 대해 1억원의 전세권을 설정했다.

2014년 김 후보는 1억317만원 증가한 18억962만원을 신고했다. 부동산 가격이 뛰면서 4426만원 증가했고, 본인 예금도 6억5188만원에서 6억7878만원으로 2590만원 늘었다고 했다.

2015년 재산신고액은 18억9599만원으로 전년보다 8600만원 가량 증가했다. 본인 예금이 6억7878만원에서 7억2627만원으로 4748만원 증가했고, 배우자 예금도 3억2662억원에서 3억6428만원으로 4000만원 가까이 증가했다고 신고했다.

마지막 해인 2016년 재산신고액은 19억8556만원으로 전년보다 8957만원 증가했다. 본인 예금은 7억2627만원에서 7억703만원으로 2000만원 가량 감소했지만, 배우자는 3억6428만원에서 4억5943만원으로 1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2016년 7월28일 발간된 19대 국회 퇴직 의원 재산공개에 따르면 김 후보의 재산은 불과 4개월 사이에 2억7950만원이 증가한 22억6506만원이었다.

김 후보 재산변동 증가는 부동산에서 실거래액이 1억2460만원 증가했고, 김 후보 본인 예금도 7억703만원에서 1억3487만원 증가한 8억4191만원이었다.

김 후보의 재산 신고를 살펴보면 예금 비중이 상당히 크다. 18대 국회에서 재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는 의문이 남고, 19대 국회의원 마지막 재산신고액이 4개월만에 예금액이 1억3487만원 증가한 것도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제주의소리>는 지난 9일 김 후보 캠프에 재산 증가 요인과 예금 증가 요인, 부동산 편법 증여 의혹 등에 대해 10일까지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후보 캠프는 11일 오전 <제주의소리>에 답변서를 보내왔다.

우선 재산 증가 요인에 대해 김 후보 캠프는 "부모님 별세 후 상속과 증여가 있었고 아들(차남)도 외할아버지(장인어른)로부터 증여 받은 재산이 있고, 부동산 가액의 자연 증가분이 반영된 것"이라며 "또 국회의원 급여와 교사인 부인의 급여 저축으로 이뤄진 자연 증가분"이라고 답변했다. 부인은 올해 2월28일자로 명예 퇴직했다고 밝혔다.

2009년 상속과 증여에 따른 세금관계에 대해선 "상속세 및 증여세는 정상 납부했고 그 금액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또 영등포구 신동아 아파트 '상속'과 관련해선 "대림동 신동아 아파트는 제가 매입해서 아들에게 상속한 것이 아니"라며 "차남이 외할아버지(장인어른)가 30여 년 전에 구입한 것을 직접 증여받은 것으로 재산신고상 ‘상속’ 표현은 오기"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 측은 또 재산증가는 교직에 있던 배우자의 급여가 연봉 7000만~8000만원 정도였기 때문에 본인의 국회의원 세비를 포함하면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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