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조류심포지엄] 야리시 교수 "질소 함유량 높아...바닷물 순환방안 찾아야"

1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 포구를 찾은 찰스 야리시 코네티컷 대학교 교수. ⓒ제주의소리
1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 포구를 찾은 찰스 야리시 코네티컷 대학교 교수. ⓒ제주의소리

초록빛 파래가 점령하며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 바다, 세계 해조류 전문가들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졌을까.

'제23차 국제해조류 심포지엄(International Seaweed Symposium, ISS2019)' 셋째날을 맞은 1일, 제주 곳곳의 해안가를 찾아 생태계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히 해조류 전문가들은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해변과 제주시 구좌읍 종달해변, 조천읍 신흥해변 등 제주섬 동쪽 연안에 번진 파래 서식의 문제점에 주목했다. 해당 지역은 해마다 수온이 따뜻해지는 4~5월쯤 파래가 서식하며 골치를 앓는 곳이다.

올해도 예년과 같이 파래가 해변을 서서히 잠식하며 악취를 일으키고 미관을 해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딱히 이렇다 할 해결책도 없어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구멍갈파래'가 침투한 섭지코지 인근 신양 포구를 찾은 찰스 야리시(Charles Yarish) 코네티컷 대학교 교수.

해조류 생리와 생태 분야의 권위자인 그는 '만(灣)' 형태의 지형, 그리고 농업·양식업 등 인근 지역 경제활동에 의해 파래 서식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1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 포구를 찾은 찰스 야리시 코네티컷 대학교 교수.  ⓒ제주의소리
1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 포구를 찾은 찰스 야리시 코네티컷 대학교 교수. ⓒ제주의소리

차량이 해안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해조류 서식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지형이라는 것을 느꼈다는 야리시 교수는 "해안가 안쪽으로 물이 고이게 되고, 수중의 질소 함유량이 많아지면서 해양이 오염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지역의 경우 양식장의 배출수, 중산간에서 흘러내려온 농약과 비료 성분의 민물이 고이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파래는 수중의 유기물을 흡수하고 환경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오염된 바다에 쉽게 해조류가 생기는 이유와 맥을 같이 한다. 환경을 정화하기 위해 자생된 파래가 아이러니하게도 해양 오염의 지표가 되는 셈이다.

야리시 교수는 "파래 서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식장에서 배출수를 내보낼 때 썰물 타이밍을 맞춰 배출한다면 외해와 순환되며 해양오염 문제가 줄어들 것"이라고 제언을 건넸다.

또 "많은 예산이 필요해 어려울 수 있지만 바깥 바다와 파이프를 직접 연결해 바닷물을 순환시키는 방법도 있다"며 해외의 특수한 사례를 언급하며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현장에 동석한 제주도 관계자는 "당장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전문가들과 함께 해양오염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법을 찾아가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며 "제주바다를 살리는 것이 해양 종사자만의 문제가 아닌 제주도민 모두의 공통된 문제라는 인식이 공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파래가 점령한 서귀포시 성산읍 인근 해안가.  ⓒ제주의소리
파래가 점령한 서귀포시 성산읍 인근 해안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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