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위-범도민행동 "더 큰 의혹 남긴채 검토위 종결...청와대, 국회의원 나서야"

18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 ⓒ제주의소리
18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 ⓒ제주의소리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체들이 5개월 간의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 활동에도 단일 권고안 도출에 실패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특히 오는 19일 예정된 제2공항 기본계획 최종보고회를 무산시키기 위한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18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검토위원회 종료와 제2공항 기본계획 최종보고회에 따른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 단체는 "지난 4월 17일 재개된 제2공항 검토위원회가 6월 17일자로 종료됐지만 제2공항 갈등 해결을 위한 검토위원회의 권고안은 결국 도출되지 않았다"며 "숱한 의혹과 쟁점을 해소하기는 커녕 더 큰 의혹을 남긴 채 종결됐다"고 주장했다.

제2공항 검토위는 활동 종료 기간까지 정부측 위원과 반대위측 위원 간 입장 차이가 극명해 결국 단일 권고안을 채택하지 못했다. 특히 반대위측 위원들은 '공론조사를 통해 제2공항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권고안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부측 인사들은 이를 완강히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토위는 내부 논의 끝에 국토부와 반대위 검토위원, 강영진 위원장의 권고안을 각각 의견으로 병행하는 것으로 국토부에 제출키로 했다. 각종 의혹과 쟁점이 제기됐지만 사실상 결론을 짓지 못한 셈이다.

18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 ⓒ제주의소리
18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 ⓒ제주의소리

제2공항반대위는 "기습적으로 제2공항 계획이 발표된 후 이 계획의 근거가 된 사전타당성 보고서는 동굴조사와 철새도래지, 군 공역 중첩 등을 누락했고 오름에 대한 절취 문제를 단순히 장애물로 평가하는 등 완벽한 엉터리 용역임이 밝혀졌다. 후보지 중 하나였던 대정읍 신도리의 활주로 배치 조작과 소음평가 점수 조작 문제 등 새로운 의혹들도 불거져 나왔다"고 했다.

이어 "중단됐다가 재개된 검토위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사전타당성 보고서의 근간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매우 치명적인 사실이 발견됐다.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사)의 보고서가 바로 그 것"이라며 "국회의원의 요구조차도 무시하며 발뺌하던 ADPi 보고서에는 '현 제주공항의 확충으로 항공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왔다. 국토부는 필요 없는 제2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현 공항 활용 방안'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국토부는 어제(17일) 마지막 회의에서도 대책위측 검토위원들의 권고안은 물론 중립적인 입장에서 쟁점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도민여론 수렴과 최소한의 검증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 나가자는 검토위 위원장의 권고 의견조차 거부했다"며 "국토부가 추천한 검토위원장의 완곡한 권고안조차 도민여론 수렴은 불필요하다는 오만한 태도를 보이며 거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이제는 청와대가 나서야 할 때"라며 "그동안 국토부나 제주도는 갈등해결을 위한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더이상 국토부나 제주도당국에 의혹 해소나 갈등 해결을 기대할 수는 없다. 제2공항 문제는 강정해군기지 이상으로 더 큰 갈등을 낳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국토부의 조력자 역할에만 충실할 뿐"이라고 규탄했다.

특히 "국토부는 검토위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올해 2기 검토위원회를 다시 재개하는 동안에도 끝내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그대로 강행했다. 국책사업의 근거 자체가 재검토 사안인데, 한쪽에서는 이를 검증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이 계획을 '아무 문제없다'고 전제하고서 그대로 용역을 진행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들 단체는 "원희룡 지사가 도민공론화를 거부하며 도지사로서의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시점에서 결국 도민들의 여론을 모으기 위해서는 도민의 대의기관이며 도민주권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제주도의회가 도민의견 수렴의 주체로 적극 나서야 하고, 지역의 세 국회의원들도 제2공항 갈등해결의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오는 19일 열릴 예정인 제2공항 기본계획 최종보고회에 대해 "제주도민을 무시하고 갈등 해결을 외면한 채 제2공항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보고회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원천 봉쇄해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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