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저지비상도민회의, 부지내 동굴 5~7곳-숨골 69곳 추가 발견
민관합동 정밀전수조사 실시,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구성 등 강력 촉구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 제2공항 예정 부지에서 민간 전문가들에 의해 수십여 곳의 동굴·숨골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부실 의혹에 휩싸이게 됐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20일 오전 10시 제주참여환경연대 교육문화카페 자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 제2공항 예정지를 중심으로 실시한 동굴·숨골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 제2공항 예정 부지 내 발견된 숨골.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 제2공항 예정 부지 내 발견된 숨골.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이번 조사는 강순석 전 제주지질연구소장을 중심으로 곶자왈사람들,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조사단 23명과 성산읍 지역주민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7월 18일부터 8월 15일까지 약 한 달에 걸쳐 진행됐다.

조사단은 국토부가 실시한 환경영향평가 동굴조사에서 5개 구역으로 나눠 실시한 것을 인용해 5개 조로 편성, 각 조 별로 4~5회의 조사를 실시하고 2회의 합동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이들은 동굴 입구로 추정되는 포인트를 최소 5곳에서 많게는 7곳까지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숨골은 69곳이 발견됐다고 했다. 조사인력과 조사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짧았음에도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에서 제시한 8곳의 숨골 외에 61곳의 숨골이 추가로 발견된 것이다.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 제2공항 예정 부지 내 발견된 숨골.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 제2공항 예정 부지 내 발견된 숨골.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 제2공항 예정 부지 내 발견된 숨골.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 제2공항 예정 부지 내 발견된 숨골.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조사단은 "국토부의 환경영향평가 초안은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제2공항 예정지 내 투물러스와 숨골, 함몰지, 용암빌레 등 용암지형이 109곳 밖에 없다는 조사는 국토부가 제주환경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갖고 있는지 의심할 수 밖에 없게 했다"며 "우리가 현지 조사한 예정 부지내 성산읍 일대 지역은 도로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가 투수성지질구조를 가진 용암빌레와 작은 곶자왈이었다. 빗물이 자연적으로 스며드는 용암동굴 위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산읍 일대는 숨골이 밭 하나마다 있을 정도로 곳곳에 분포해 있었다. 대부분 용암대지 위에 흙이 쌓인 곳에서 경작하는 상황이라 물이 빠지는 숨골이 없으면 경작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 대부분으로 거대한 제2공항 예정지 내에서 단 8곳의 숨골을 찾았다는 것은 찾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또한 "만약 환경영향평가의 결론대로 예정지 내 숨골을 모두 메워버린다면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돼야 할 빗물을 막아 지하수가 고갈되고 주변 경작지와 마을에 심각한 수해를 입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국토부의 동굴조사도 부실 자체였다. 전기 파장으로 지하의 동굴 유무를 파악하는 GPR 탐사는 평평한 풀밭이나 도로 위와 같은 지극히 협소한 지역에서만 형식적으로 몇 차례 실시했을 뿐"이라며 "정밀조사를 위한 시추조사도 43곳만 진행했는데, 시추한 위치의 선정 근거와 결과가 초안에 공개되지 않아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20일 오전 교육문화카페 자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공항 부지 동굴·숨골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20일 오전 교육문화카페 자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공항 부지 동굴·숨골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조사단은 "3만평당 1곳을 시추했다는 것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가장 집중해야 할 활주로 부지는 3곳만 실시했다. 꿰버덕들굴은 입구를 확인하지 못해 이름까지도 있는 동굴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며 "진정으로 전문가라면 이런 조사를 통해 동굴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을 못할것임에도 예정지 내 동굴이 전혀 없다는 억측을 부끄러움 없이 말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조사단은 원희룡 제주도정에 대해 "원 지사는 제주도민을 대표해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엄중한 검증을 실시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지금 즉시 제2공항 부지예정지 내 지역주민 및 시민단체들과 함께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제2공항 예정지 전체에 대해 정밀한 합동 전수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또 환경영향평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야 할 환경부에 대해서도 "제2공항 건설사업을 '중정평가사업'으로 지정해 사업 예정지역에 대한 합동현지조사를 실시하고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구성을 위해 즉시 국토부에 권고하라"고 요구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