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주 이호동 빌라 화재 3개월 영아 숨져...아이 구출시도 엄마 2도 화상 중상

13일 오후 1시15분쯤 제주시 이호동의 4층짜리 빌라 2층에서 불이 나자 집 안에 있던 30대 여성이 아이가 안에 있다고 소리를 치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13일 오후 1시15분쯤 제주시 이호동의 4층짜리 빌라 2층에서 불이 나자 집 안에 있던 30대 여성이 아이가 안에 있다고 소리를 치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서귀포에서 빌라 화재로 일가족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지 8일 만에 제주시에서 또 다른 빌라 화재로 생후 3개월 영아가 숨지고 엄마가 전신에 화상을 입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13일 오후 1시15분쯤 제주시 이호동의 4층짜리 빌라 2층에서 불이 났다. 

방에서 시작된 불이 거실로 확산되면서 남측 유리창을 통해 화염과 검은색 연기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건물 주변으로 연기가 치솟자 12세대 빌라 거주자들이 긴급히 대피했다.

불이 난 2층의 세입자 A(39.여)씨는 거실 유리창에 매달려 “안에 아이가 있다”며 소리를 치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를 본 주민들이 빌라 앞으로 모여들어 밖으로 뛰어 내리라고 소리쳤다. 반면 A씨는 아이를 찾기 위해 화염을 내뿜는 거실 안쪽으로 다시 몸을 던졌다.

13일 오후 1시15분쯤 제주시 이호동의 4층짜리 빌라 2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한 주민이 소화기를 들고 화재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13일 오후 1시15분쯤 제주시 이호동의 4층짜리 빌라 2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한 주민이 소화기를 들고 화재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13일 오후 1시15분쯤 제주시 이호동의 4층짜리 빌라 2층 화재로 전신에 화상을 입은 30대 엄마가 다리를 절뚝이며 아이를 구조하기 위해 건물 1층 출입문을 통해 내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13일 오후 1시15분쯤 제주시 이호동의 4층짜리 빌라 2층 화재로 전신에 화상을 입은 30대 엄마가 다리를 절뚝이며 아이를 구조하기 위해 건물 1층 출입문을 통해 내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얼굴과 몸, 팔,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은 A씨는 결국 불길 속에서 아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2층 창문에 매달리다 화단으로 떨어졌다. 현장에 있던 주민들은 서둘러 A씨를 화단 밖으로 옮겼다.

그 시각 화재를 목격한 바로 옆 철물점 직원은 소화기를 직접 들고 나와 빌라로 내달렸다. 이 남성은 건물 밖에서 2층을 향해 소화기를 쏘아 올렸지만 불길이 워낙 강해 소용이 없었다.

바닥에 떨어진 A씨는 부축하는 주민들을 물리치고 다리를 절뚝이며 맨발로 1층 출입구를 통해 건물 진입을 시도했다. 이에 주민들이 “들어가면 안된다”며 A씨를 극구 말렸다.

다리에 힘이 풀린 A씨는 빌라 출입구 앞에서 그대로 쓰러졌다. 그 순간 119펌프차가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그때가 오후 1시22분이었다.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직접 진화에 나선 주민은 “2층에서 심상치 않은 연기가 나서 달려가 보니 불이 치솟고 아줌마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며 “이렇게 큰 불은 난생 처음 본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1시15분쯤 제주시 이호동의 4층짜리 빌라 2층 화재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큰 불길이 잡히자 소방관이 거실 창문을 통해 내부에 진입하고 있다.
13일 오후 1시15분쯤 제주시 이호동의 4층짜리 빌라 2층 화재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큰 불길이 잡히자 소방관이 거실 창문을 통해 내부에 진입하고 있다.
13일 오후 1시15분쯤 제주시 이호동의 4층짜리 빌라 2층 화재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큰 불길이 잡히자 소방관이 거실 창문을 통해 내부에 진입하고 있다.
13일 오후 1시15분쯤 제주시 이호동의 4층짜리 빌라 2층 화재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큰 불길이 잡히자 소방관이 거실 창문을 통해 내부에 진입하고 있다.

소방대원들은 아이가 집 안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불길을 뚫으며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오후 1시38분 거실 구석에서 누워있는 생후 3개월의 남자 아이를 발견했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과학수사팀과 화재조사반을 투입해 사체를 확인했다. 1차 검안에서는 전형적인 화재사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시신을 병원에 안치하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로 했다. 내일(14일) 2차 합동감식을 벌여 정확한 발화 지점과 화재원인도 특정 짓기로 했다.

해당 건물은 2019년 12월 준공된 신축 빌라다. A씨는 준공과 함께 세입자로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당시 집안에는 엄마와 아이 2명만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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