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미래 100년 기자회견’ 정책행보 가속…“제2공항 논란 종지부 찍고 대안 모색해야”
‘신공항 건설’ 관련 여·야 정당에 끝장토론-도지사 출마예정자들에게도 공개토론 제안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찬식 제주가치 공동대표(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가 제주 제2공항 논란과 관련한 대안으로 제주공항을 첨단 신공항으로 개조한 ‘제주4.3평화국제공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야 정치권의 책임있는 입장 표명과 함께 제주지역 국회의원 및 도지사 출마예정자들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박찬식 제주가치 대표는 17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제주미래 100년’ 기자회견을 갖고 “국토교통부가 성산에 제2공항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지 6년이 지나는 동안 환경수용력과 공정성, 타당성, 현 공항 확충 가능성 등 많은 쟁점에 대해 수많은 논의를 거쳐 도민의 판단이 내려졌다”면서 소모적인 갈등을 끝내고 제2공항 이후의 대안에 대해 논의하자고 여·야 정치권에 촉구했다.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찬식 제주가치 공동대표가 17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공항 논란과 관련한 입장 및 대안을 발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찬식 제주가치 공동대표가 17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공항 논란과 관련한 입장 및 대안을 발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지난해 2월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가 제주도와 도의회의 요청으로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에 위탁해 실시한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 반대(한국갤럽 47.0%·엠브레인퍼블릭 51.1%)가 찬성(한국갤럽 44.1%·엠브레인퍼블릭 43.8%)을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박 대표는 먼저 “현재의 제주공항이 40년 전에 만들어진 시설구조를 그대로 둔 채 땜질식 확장만 해 왔기 때문에 관광객 폭증을 감당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제주공항 터미널은 이용객 다수가 관광객이고 대규모 면세점이 있는 특성을 무시하고 일반 국내선 기준인 1인당 9.4m2에 불과해 이용객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제2공항 기본계획에서 1인당 21m2로 설계한 것에 비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다.

박 대표는 터미널과 활주로 사이가 좁아 여유 공간이 없는 구조적 제약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레이더 등 관제시설과 장비를 포함 관제운영시스템도 낙후되어 있는데다 최근에는 운항 횟수마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관제사의 숙련도나 기상에 따라 지연이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제주공항의 혼잡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첨단 관제운영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성과 IT 기술을 활용해 항공교통시스템을 첨단화함으로써 공항과 공역(하늘길)의 수용능력을 확장할 수 있고, ADPi의 제안에 따라 관제운영시스템 첨단화와 더불어 보조활주로를 연장한 후 최적화시켜 활용한다면 제주공항도 훨씬 여유가 생길 것이며, 소음피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찬식 대표가 제시한 제주신공항 구상도. ⓒ제주의소리/제공=박찬식
박찬식 대표가 제시한 제주신공항(4.3평화국제공항) 구상도. 현 제주공항 남북활주로의 북쪽 활주로를 해상 교량식 활주로에 연결(이미지 윗부분 검정색 점선)해 기존 해안도로를 그대로 이용하면서 인근 마을 항공소음을 대폭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했다. 외국의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교량식 활주로의 지상부와 해저부 모두를 용도에 맞게 활용하면서 항공기의 이착륙 횟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복안이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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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식 대표가 제시한 제주신공항(4.3평화국제공항) 구상도. 현 제주공항 남북활주로의 북쪽 활주로를 해상 교량식 활주로에 연결해 기존 해안도로를 그대로 이용하면서 인근 마을 항공소음을 대폭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했다. 외국의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교량식 활주로의 지상부와 해저부 모두를 용도에 맞게 활용하면서 항공기의 이착륙 횟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복안이다.   ⓒ제주의소리

실제로 국토교통부는 피크 때 시간당 35회 이상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제주공항이 문제인 것처럼 말하지만 활주로 하나만 쓰는 영국 개트윅 공항은 55회/h, 독일 슈투트가르트 공항은 53회/h, 미국 샌디에고 공항도 49회/h 운항하고 있으며 교차활주로를 사용하는 미국의 라과디아공항은 시간당 70회 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박 대표는 “‘제3세계 공항’이라는 오명으로 불렸던 미국 뉴욕의 라과디아공항은 제주공항보다도 훨씬 좁은 80만 평이고 주변에 확장할 공간조차 없음에도 신개념의 디자인을 도입해 기존 터미널을 해체하고, 두 개의 터미널로 재건축한 후 쾌적하고 편리한 21세기 신공항으로 탈바꿈했다”면서 현 제주공항도 터미널을 이전, 신축하는 등 공항 시설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리모델링으로 차세대 신공항 개념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박 대표는 제주를 오가는 관광객들이 4.3정신을 되새기고 이어가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유족 및 도민사회의 논의와 합의를 전제한 ‘제주4.3평화국제공항’으로 명칭을 개명할 것도 제안했다.

현 제주공항은 과거 ‘정뜨르’라고 불렸던 곳으로 4.3당시 대규모 양민학살이 자행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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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식 대표가 제시한 세계 다양한 국제공항의 활주로 운용 사례. 현 제주국제공항의 스롯은 시간당 35회다.  ⓒ제주의소리

한편 박 대표는 “여전히 제2공항이 갈등 이슈로 남아 있는 이유는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국토부의 횡포와 더불어 지역 정치권의 책임도 크다”고 비판하며 건설적 대안 논의를 위해 여·야 정당과 도지사 출마예정자들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제안은 최근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도당위원장이 언론인터뷰를 통해 제2공항 문제에 대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통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하고,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은 차기 정부에서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당정합의의 당사자인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합의 정신을 무시하는 국토부의 행태를 수수방관하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처사”라며 제2공항을 도민의 뜻에 따라 매듭짓고 대안을 마련하는데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에도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선 만큼 도민의 뜻에 반하는 주장으로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건설적인 대안 논의에 나서야 한다”며 국회의원들과 도지사 출마예정자들에도 제2공항 철회 이후 대안에 대한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공항 확장 주변 지역주민들 반대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박 대표는 “사실 도민들과 관광객들은 공항 인근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공항 주변지역 주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운항 횟수 증가에 따른 소음피해다. 방음벽 설치 등 소음피해 최소화 조치와 함께 공항 확장에 대한 주민들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산 제2공항 추진 과정에서의 주민피해 보상 방안에 대해서는 “토지거래 제한이 이뤄지긴 했는데, 이는 투기를 막기 위한 조치다. 실제 필요한 경우 허가를 받으면 토지거래는 가능했다”며 “투기를 한 사람들은 피해를 봤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많다. 다만, 지역발전을 희망했던 분들의 박탈감은 분명 있는 만큼 이는 공항이 아닌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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